북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최근 모자에 털이 없는 패딩이 유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최근 함흥시 청년들 속에서는 모자에 털이 없는 동복(패딩)이 추세”라며 “동복 색깔도 예년과 달리 검은색 계열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청년들은 빨간색, 분홍색, 하늘색 등 튀는 색깔에 모자에 털이 달린 패딩을 입었지만, 올해는 정반대로 검은색에 모자에 털이 없는 패딩이 유행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색깔 있는 옷은 빨리 어지러워져(더러워져) 자주 빨아 입어야 하는데 물이나 비누 등 모든 게 부족한 실정에서 한 번 빨기도 힘드니 조심해서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또 오래 입으면 낡은 티가 세게(많이) 나 입고 다니기 창피할 정도라 무난한 검은색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그는 “모자에 달린 털도 몇 년간 입으면 다 잦아들어 보기 안 좋은데다, 남조선(남한)이나 외국에서는 모자에 털이 달린 동복을 별로 입지 않는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청년들이 털 달린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모자에 달린 털을 뗄 수 있으면 떼고, 뗄 수 없으면 아예 모자를 떼서 입는 젊은층이 많다”고 했다.
이런 추세에 최근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패딩 제품의 80%는 모자에 털이 없는 제품이라고 한다. 나머지 20%는 모자에 털이 있는 제품이지만 잘 팔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추세에 맞는 옷을 사 입고 싶어도 경제난에 비싼 동복을 새로 사 입지 못한다”면서 “추세에 맞게 옷을 사 입는 사람은 5명 중 1명이나 겨우 되고 대부분은 지난해까지 입던 옷을 입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전에는 입는 것이 남는 것이라며 먹는 것 보다 입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생활난 때문인지 그 반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패션에 민감한 청년들은 유행에 뒤처질세라 지난해 입던 눈에 띄는 색깔의 패딩 겉에 검은색 천을 씌워 가공해 입는다는 전언이다. 패딩을 가공해 입을 형편도 안 되는 경우에만 하는 수 없이 기존의 화려한 색깔로 된 패딩을 입고 다닌다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신발은 별로 추세라 할 것 없이 원래 신던 신발을 고쳐서 자기 조건에 맞게 신고 다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