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휘장·옷차림 단속 대대적으로 진행…비판 수위도 높아져

농장서 강제노동시키는 것은 물론 소속기관에 통보해 사상투쟁회의 무대 세우기도

이색적인 옷차림으로 단속돼 강제 촬영 당한 북한 30대 여성 주민.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초상휘장 착용 여부와 이색적인 옷차림에 대한 단속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최근 청진시 길거리에서 청년규찰대들이 청년들의 초상휘장 착용과 옷차림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속된 이들은 사상투쟁 무대에 올려세워져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진시에는 청년규찰대들이 길거리 곳곳에 서서 지나는 청년들의 옷차림과 초상휘장 착용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북한에서 우상화 상징물인 초상휘장 착용 여부나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 주민들의 옷차림과 머리단장을 단속하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사업도 청년들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인 행위를 단속한다는 명목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이전에 비해 비판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단속된 청년들을 농장에 보내 강제노동시키는 것도 모자라 소속기관에 단속 사실을 통보함으로써 사상투쟁회의 무대에 올려 공개적으로 비판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안이 심각한 경우에만 소속기관에 통보했는데, 요새는 단속에 걸리면 무조건 소속기관에 통보해 단속된 이들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사상투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소식통은 “예전에는 이런 단속에 걸리면 웬만하면 청년동맹에 불려 다니며 비판서를 쓰는 정도로 끝났는데 요즘에는 소속기관에서 사상투쟁회의를 열어 공개적으로 비판을 하고 망신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청진시의 한 직장에 다니는 30대 여성이 나팔바지를 입고 길을 걷다가 청년규찰대의 옷차림 단속에 걸리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은 다음날인 지난 1일 직장에 곧바로 통보됐고, 직장에서는 지난 3일 오후 이 여성을 무대에 세워 집중비판하는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다만 최근 들어 이런 공개비판 모임이 비교적 빈번하게 진행되면서 내적으로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상투쟁회의 같은 비판모임이 있으면 기관에 소속된 모든 성원이 참가할 것을 강요당하는데, 가뜩이나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청년들이 시간을 할애하는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한데 묶여 활동하는 청년규찰대는 당번 날에 단속한 대상이 적으면 규찰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다음날 다시 규찰대로 불려 나가 그야말로 단속을 위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