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폭염에 열사병 주의 당부한 北…근로시간 조정 지시도

"열사병 환자·사망자 매일 종합해 보고하라"…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열사병 문제도 위임

조선중앙TV가 지난 2018년 8월 2일 공개한 영상 속에서 주민들이 무더위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는 모습. /사진=연합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열사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대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정부는 무더위 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열사병 문제를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종합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면서 고온 현상으로 인한 열사병 사망자들을 별도로 장악하도록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조정하는 대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 당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도안의 열사병 환자들과 사망자들을 장악하는 사업을 지시하는 한편, 8월 말까지 이어질 무더위에 대비해 주민들의 근로 시간 조정과 인민생활 증진을 위한 계획표들을 각 시·군의 특성에 맞게 작성하도록 했다.

도당은 이번 회의에서 매년 극심한 폭염으로 열사병 환자들이 발생했지만, 올해처럼 열사병으로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주민들이 많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는 주민들의 열악한 식생활 문제와 직결된 것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도당은 도내 공장 기업소들에서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시간을 피해 작업을 조직하고 그에 맞게 각 공장 기업소들의 특성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잘 조정하라고 언급했다.

또한 도당은 공장 기업소나 인민반에서 열사병으로 쓰러지거나 사망하거나 인원을 매일 종합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민반에서는 주민들의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대처해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무엇보다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아울러 회의에서는 열사병 주의보에 관한 인쇄물을 게시하는 문제도 토의됐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이나 공장 기업소 정문 옆이나 사무실 등 잘 보이는 곳곳에 인쇄물을 붙이는 작업을 조직적으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밖에 도당은 습하고 더운 날씨에 음식이 잘 상할 수 있으니 식중독에 주의하고 되도록 익혀 먹으며, 수질 상태가 안 좋으니 꼭 끓인 물을 마시도록 하라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또 회의에서는 고인 물에서 서식하는 모기, 파리 등 벌레를 퇴치하는 문제도 절실하다는 내용이 다뤄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정부는 원래 이런 시급한 문제를 포고문으로 내려 강력하게 대책을 세우고 집행하려 했지만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위임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