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차단물 공사 장기화…보급품·식량 부족 시달리는 군인들

北 완공 최종 기한 2025년 10월로 제시…군인들 옷 기워 잎고 밭에서 채소 등 훔쳐 먹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에 설치된 철조망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중국과 맞닿은 국경 전 지역에 차단물 설치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은 보급품이나 식량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당에서 제시한 전(全) 국경 연선 차단물 공사 마무리 최종 기한은 2025년 10월까지”라며 “공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동원된 군인들이 보급품 부족 등으로 인해 힘겨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북한은 경비를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군인들을 동원해 국경에 장벽, 고압선 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본보가 입수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포치에 따르면 북한은 국경을 1선과 2선으로 나눠 ▲초소 ▲고압선 ▲흔적선 ▲감시카메라 ▲조명 기재 ▲적외선 신호기재 ▲인발선 경보기재 ▲레이저신호기 ▲못판 또는 뾰족창 등 다양한 차단물을 설치하고 있다.

소식통은 “국경 연선 전 구간이 똑같은 지형지물이 아니고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구간, 지형마다 설치하는 차단물의 종류가 다르다”며 “총적으로 보면 2.6m 콘크리트 담장, 전기 철조망과 이를 연결하기 위한 애자(碍子, insulator)가 설치된 시멘트 기둥, 일반 3중 철조망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재 부족 등으로 공사에 난항을 겪으면서 국경 차단물 설치 공사에 장기간 동원되고 있는 군인들도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어떤 군인들은 공사만 하다가 제대되는 상황이어서 노동단련대 몇 년 하고 가는 심정이라는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더욱이 북한 당국은 군인들에게 보급품도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공사에 동원된 군인 피복 공급 규정은 동절기 군복 2년에 한 번, 하절기 군복 1년에 한 번이지만 집행된 적이 없다”며 “작업복과 신발들도 제때 공급되지 않아 손바늘로 천을 덧대 기워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군인들이 비누 같은 것들을 안 쓰고 모아뒀다가 다른 군인들과 필요한 것들을 바꿈질하기도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은 식량 부족 문제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식량은 기본 자력갱생이 원칙이고 부대에서는 소금, 된장 등을 보장한다”며 “국가에서는 1개월분 정량에서 15일분만 주고 나머지 15일분은 군인들을 집에 보내 돈을 가져오게 해서 사거나 군관들이 주변 농장들과 사업해 보충하고 그도 안되면 급식량을 소량으로 줄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급이 따라서지 못해 마을에 소금 좀 달라고 내려오는 군인들도 있는데, 풋고추밭에서 고추를 훔쳐서는 길가에서 소금에 찍어 막 정신없이 먹기도 한다”고 열악한 급식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