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승마구락부에 당 규율조사부 검열 붙었다…무슨 일?

평양 상류층 사이에 1년 1800달러 상당 자녀 승마 교육 '열풍'…신소 제기되면서 문제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0년 4월 19일 “사람들에게 낭만과 희열을 안겨주는 승마운동에 대한 인기가 높아가는 속에 미림승마구락부의 봉사 조건과 환경이 부단히 개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평양시 미림승마구락부(클럽)가 중앙당 규율조사부의 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달 하순부터 당 규율조사부가 미림승마구락부 당위원회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액을 받고 간부 집 자녀들을 사교육 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열을 받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미림승마구락부에 승마 소조 활동을 다니던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 학생 4명이 낙마 사고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 중 1명은 중상을, 나머지 3명은 경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미림승마구락부는 낙마사고의 원인을 학생들에게 떠넘겼고, 이에 화가 난 한 학생의 부모가 중앙당에 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림승마구락부가 고액을 받고 1대1 사교육을 하고 있다는 게 신소의 내용이었다.

북한에서는 사교육이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이라는 제목의 새 기록영화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을 포함한 최측근 간부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이 공개되자 평양 상류층들 사이에 승마가 유행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승마 사교육에도 바람이 불었다는 전언이다.

실제 중앙의 간부들과 평양시 돈주들은 자녀들이 1대1 맞춤형 승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목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 미림승마구락부는 1인당 1년 1800달러를 받고 1대 1 교습을 해오다가 이번에 학생 낙마 사고를 계기로 신소가 제기되면서 당 규율조사부의 검열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검열 내려온 당 규율조사부 성원들은 미림승마구락부의 비리에 대해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중앙에서 검열을 진행하는 만큼 간부들과 직원들은 걸려들까 봐 가슴을 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림승마구락부는 원수님(김정은)의 특별한 관심으로 건설된 곳인데 거기서 간부집, 돈 있는 집 자식들만 따로 사교육을 시키는 자본주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 더 문제시되는 것”이라며 “향후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당 규율조사부는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신설된 당 전문부서로, 당원에 대한 규율 위반 감사와 심의, 신소 및 청원 문제를 관장하는 당 중앙검사위원회의 권능을 강화하기 위한 집행부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