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군단, 직발(直拔)군관들 무더기 제대시켜…반응 ‘극과 극’

전문성·지휘 능력 부족한 군관들 정리 작업인 듯…갑자기 사회생활 내몰린 군관 가족들은 '한숨'

북한 군인들. /사진=핀터레스트

북한 인민군 3군단에서 군관들을 무더기 제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진행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의 후속 조치 차원으로 전문성과 지휘 능력이 떨어지는 군관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데일리NK 남포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5일 3군단 소속 군관 30여 명에게 제대 명령이 하달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전문 군관 양성기관을 거치지 않고 군단이나 사단에서 6개월~1년 이하의 단기 군사 강습을 받아 군관이 된 일명 직발(直拔, 일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당 부문에서 직접 선발하는 것) 군관들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이번에 제대되는 군관들에 대해서는 ‘제대군관 생활조건보장법’에 맞게 그들의 생활 여건을 잘 마련해 주라는 최고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침도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제대 명령을 받은 3군단 소속 군관들 속에서는 극과 극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반대로 ‘필요할 때 써먹고 이제와서 버린다’, ‘상부의 결정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 군관들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제대 명령을 받은 한 군관은 “어차피 직발 군관이라 부중대장 이상으로 승진하지 못할 건 뻔한 일인데 빨리 제대되는 것도 나쁜 일만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고향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사회생활을 하게 돼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또다른 한 군관은 “도시 여인을 만나 농촌을 탈출하려던 미래에 대한 계획이 무너져버렸다. 지금 세상에 어느 도시 여자가 농장으로 시집을 가려 하겠느냐”며 제대 후 고향인 농촌에 가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이번 갑작스러운 제대 명령에 일생을 약속했던 여성에게서 헤어지자는 요구를 받는 당혹스러운 일을 당했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에 일차적으로 제대시킨 군관들 외에 후차로 나이가 있고 기술과 능력이 부족한 군관들을 제대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일부 군관들은 평생을 군에 바쳐왔건만 결과는 버려지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사회생활을 맞닥뜨려야 하는 군관들의 가족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