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서남부 곡창지대 저수율 지난해比 크게 감소

3월 24일 및 5월 17일 등 최근 데일리NK 보도에 의하면, 북한 최근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크게 부족하여 심한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봄철 모내기 등 올해 영농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고 한다.

이러한 가뭄 현상 관련, 농업용수 저장 실태를 알아보고자 주요 저수지 몇 곳을 대상으로 위성영상을 활용하여 저수실태를 살펴보았다. 위성자료는 유럽우주청(European Space Agency)에서 운영하는 센티넬-2호 컬러영상(해상도 10m)을 이용하였고, 지난해와 올해 저수지 저수실태를 상호 비교하였다. 센티넬 영상의 좋은 점은 촬영일자가 지난해와 같은 날짜로 일치하여 변화실태 파악에 도움이 되는 것인데, 이는 다른 위성영상에서는 찾기 힘든 센티넬 영상만의 장점이다.

분석에는 주요 곡창지대인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주요 시도별 대표적인 저수지 한 곳씩을 선정하였고, 올해 저수지 표면적을 지난해와 비교하였다. 간혹, 위성영상에서 저수용량은 왜 파악이 안 되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는 저수지의 바닥 깊이를 모르기 때문에 체적계산이 안 되는 것인데, 혹시 있을 구독자분들의 의혹에 설명이 되길 바란다.

그림 1의 황남 봉천군 온정저수지를 보면, 올해 저수지 표면적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지난해의 76.0%로 저수율이 감소하였다.

그림 1. 황해남도 봉천군 온정저수지 표면적이 올해 89.4ha로 지난해(117.6ha)보다 28.2ha가 줄어들어 저수율이 지난해 76.0%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사진=센티넬-2호영상

그림 2의 황북 인산군 안창저수지에서도 올해 저수율이 지난해 62.9% 수준으로 크게 감소하였는데, 용수부족 현상이 타지역보다 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림 2. 황해북도 인산군 안창저수지는 올해 저수 표면적(57.7ha)이 지난해(91.7ha)보다 34ha가 줄어들어 지난해의 62.9% 수준으로 큰 폭의 저수 감소율을 보였다. /사진=센티넬-2호영상

평양에서는 그림 3에서 순안구역에 있는 조동리저수지 경우, 지난해보다 저수 표면적이 9.4ha 줄어들어 지난해 86.2% 수준의 저수율을 나타냈다.

그림 3. 평양특별시 순안구역 조동리저수지는 저수 표면적이 올해(58.5ha)가 지난해(67.9ha)보다 9.4ha가 줄어들어 지난해의 86.2% 수준 저수율을 보였다. /사진=센티넬-2호영상

반면, 평남과 평북 저수지는 올해 저수 감소율이 각각 지난해의 98.2%와 93.2% 수준으로, 남쪽지방과는 달리 저수율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림 4. 평안남도 평성시 운흥리저수지는 올해 저수 표면적이 214.1ha로 지난해(218.1ha)에 비해 불과 4ha가 줄었으며, 저수 감소율도 소폭(지난해 98.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사진=센티넬-2호영상
그림 5. 평안북도 정주시 봉명저수지는 저수 표면적이 올해(160.8ha)가 지난해(172.5ha)보다 11.7ha가 줄었고, 지난해 93.2% 수준의 저수율을 보였다. /사진=센티넬-2호영상

이상을 종합할 때, 저수지 다섯 곳의 올해 저수율을 계산하면 지난해 대비 평균 83.3%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저수율 감소는 강수량 부족과 고온 등 가뭄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올봄 모내기 등 영농활동에 지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평남(98.2%)과 평북(93.2%)을 합한 평안도의 지난해 대비 저수율은 평균 95.7%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반면, 황남(76.0%)과 황북(62.9%)의 황해도는 저수율이 지난해 평균 69.4% 수준으로 큰 폭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 저수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바, 올해 북한 영농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가을 작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영상에서 파악된 황해도 저수율 감소는 이 지역에 비가 거의 안 와 가뭄을 예견한 5월 17일 데일리NK 보도와도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북한은 그간 수년간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로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 년간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주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봄 고온에 비 부족과 가뭄까지 더해져 가을 작황 전망이 어두워 보이고, 최근 코로나 변이종이 번진다는 보도까지 나와 북한은 갈수록 태산인 점입가경의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비춰진다. 주민들에게 가중될 고달픈 생존의 삶이 안타깝고, 올해는 북한 주민들에게 3중, 4중의 어려움이 첩첩이 쌓인 고난의 해가 될 것 같아 남녘의 우려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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