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4일 평양국제(순안)비행장에서 김정은의 발사 명령에 의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그다음 날(25일) 노동신문에서는 김정은이 23일에 친필명령서를 하달하고 24일, 시험발사현장에 와서 ‘신형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고 기사화했다.
<화성-17형> 발사를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핵전쟁위협을 동반하는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의 불가피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하며 ‘또 다른 강력한 핵 공격 수단의 출현’을 온 세상에 알린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작년(2021)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결정된 ‘주체적인 국방발전전략’ 실현 과정이라고 하며 <화성-17형>을 ‘자력갱생의 창조물’로 내세웠다. 북한은 2021년 당규약을 개정하면서 처음으로 당규약 서문에 ‘자력갱생의 기치’라는 용어를 삽입한 바 있다.
김정은은 8차 당대회 시, 미국을 ‘불법무도하게 날뛰는 적대세력’, ‘최대의 주적’이라고 하면서 강대강 전략으로 미국을 제압시킬 것이라고 선언했었고, 바이든 신 행정부가 들어서도 대북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항미전략을 구축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었다.
또한, 2021년도를 ‘정면돌파의 해’로 다시 선언하면서 최강의 군사력 증강을 주문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었다. 8차 당대회 선언대로 북한은 현재까지 김정은의 핵무력 강화 의지와 결기대로 진행된 것이고 이번에 발사된 <화성-17형>은 그것의 결과물이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화성-17형>은 최대정점고도 6,248.5km에 거리는 1,090km를 4,052s(약 70분)간 비행하여 동해 공해상의 ‘예정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었다고 한다. 시험발사에 성공한 이후, 김정은은 첨단국방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새로운 전략무기출현은 전 세계에 북한의 전략무력의 위력을 똑똑히 인식시키며 국가 안전에 대한 담보를 더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다.
더불어, 누구든 북한의 안전을 침해하려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그 상대국이 미국임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하는 차원에서 계속해서 ‘군사적 공격 능력’을 강화할 것이며 이번 <화성-17형> 발사 성공은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한층 높여주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4일 발사된 <화성-17형>은 최대거리가 13,000km를 넘는 것으로 미국 본토가 모두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된다. 미 백악관은 즉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하며 규탄 성명을 내었고 유엔에 안보리 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유엔 대변인도 북한이 2018년 발표한 모라토리엄(발사유예)대한 위반이라고 성토를 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미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강력하게 규탄을 하였다. 바이든은 이번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사실상의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안보공약을 재확인했다.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는 계획한 대로 진행해온 것이지만, 국제적 상황과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넘게 고전하는 러시아, 궁지에 몰린 푸틴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 사용 시 나토의 군사개입 방안들이 나오면서 핵 재앙이라는 위촉 즉발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국제정세를 틈타 북한 김정은이 도발한 것이다.
이것은 미-서방/러-중이라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중·러에 편승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동시에 중·러의 든든한 배경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도 보인다. 김정은의 예상대로 중러는 북한의 안보리 규탄을 반대했고 오히려 제재 조치를 완화해줄 것을 주문했다. 현재는 러시아가 북한에 구애를 보내는 상황이라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눈을 질끈 감아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강도가 더 높아진 반제국주의 선전·선동
북한이 <화성-17형>을 발사한 다음 날 25일 노동신문 기사를 보니 특이점이 발견되었다.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유독 반제국주의적 선전·선동들의 기사가 많이 올라왔다. 반미, 항미뿐만 아니라 반일, 반봉건(지주)까지 포함해서 포괄적인 내용들을 실었다.
반미차원에서는 바이든 현 정부를 직접적으로 거론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북한정권초기 사용하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선교사들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상당히 뜬금없는 행태이다. 기사제목은 ‘선교사의 탈을 쓴 승냥이’(본사기자 박진향)이다. 쾌쾌묵은 방식이고 진부하기 그지없다. 선교사에 대해 언급한 노동신문기사를 찾아보니 2년 전인 2020년 6월 18일자 기사로 선교사가 제목에 들어가지 않고 다만 기사 내용 중에 한두 번 나오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놓고 타이틀에 선교사는 승냥이라고 맹비난했다.
2021년 8차 당대회 시 김정은이 미국을 ‘최대의 주적’이라고 규정한 이후에도 선교사를 전혀 거론하지 않던 북한이 <화성-17형>을 쏜 바로 다음 날 반미-항미의 상징(표적)으로 과거 선교사들을 걸고넘어졌다. 아직도 이것이 인민대중들에게 반미, 항미정신을 고취시키는 데 가장 약발이 잘 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사 내용을 보면 분노와 저항심을 끓어오르게 할 만하다. 이 내용은 필자도 처음 접한 내용이다. 기사는 글 머리에 다음과 같은 김일성의 발언을 적시하였다.
“미국 선교사들은 우리나라에서 ‘인도주의’ 간판을 들고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야수적인 만행을 서슴없이 감행하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음과 같은 한 선교사의 비행이 기술이 된다.
“십자가를 든 미국 선교사 놈들이 개성에 기여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백수십년전이였다. 놈들은 여러 곳에 례배당을 세워놓고 순박한 조선사람들에게 우리 글로 된 성경책을 쥐여주면서 “예수를 구세주로 믿어야 잘살 수 있고 죽어서도 천당에 갈수 있다.”고 설교하였다. ‘자선사업’을 표방하면서 병원을 차려놓은 선교사 놈들은 저들에게 좋은 약도 많고 의술에 능한 의사들이 있어 그 어떤 병도 다 고칠 수 있으며 중환자들은 돈을 받지않고 치료해준다고 사람들을 유혹하였다.
놈들은 이 말을 곧이 믿고 병원으로 찾아온 가난하고 순박한 조선사람들을 야수적으로 살해 하군 하였다. 굶주림에 시달리다 못해 변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 애먹던 박귀점이라고 하는 처녀가 어머니와 함께 찾아온 적이 있었다. 앤더슨이라는 병원 원장이란 놈은 그를 입원시 킨다고 하면서 처녀의 어머니더러 서약서에 손도장을 찍게 하였다. 그것은 치료중에 죽어도 병원 측이 책임을 지지 않으며 만약 죽는 경우에도 시체를 찾을 수 없다고 씌여진 살인문서였다.
그러나 까막눈인 처녀의 어머니는 그것을 알리 없었다. 그날 처녀를 전신마취시켜 수 술대우에 올려놓은 앤더슨 놈과 그 녀편네, 실습생인 미국인 의사놈들은 저들이 하고 싶은 대로 처녀의 생생한 배를 가르고 오장륙부를 몇시간 동안 뒤적거리며 인체해부실험을하였다. 처녀의 생목숨을 참혹하게 끊어버린 앤더슨 놈은 그 무슨 암이여서 저희들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서 제놈들의 죄행이 드러날가봐 시체도 돌려주지 않았다.”
북한이 선동하는 선교사 비행의 단골 메뉴인 허시모 선교사가 떨어진 사과를 주어 먹은 아이의 이마에 염산으로 도적이라고 문신을 했다는 내용보다 훨씬 더 치를 떨게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현 미국 정부의 대북 적대 정책을 아무리 신랄하게 비난하더라도 이것만큼 분노와 저항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이 같은 미국에 대한 인민대중의 불같은 적개심은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의 정당성을 부여해주고도 남는다. 이런 측면에서, 김정은이 <화성-17형>을 발사한 것은 내부단속, 내부결속용 측면이 매우 강하다. 지금까지의 자신의 실정을 한번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화성-17형> 발사 이후 노동신문의 모든 사설(논설)들은 이번 성공이 김정은의 혁명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시에 김정은에게 절대성을 부여하며 전 부문에서 김정은의 혁명사상을 관철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미·항미의 결정체인 <화성-17형>은 북한 전체 인민들에게 김정은이 전무후무한 지도자임을 뚜렷이 각인시키고 있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