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명절공급에 평양시민 ‘대만족’… “항상 이런 명절이었으면”

세대당 아닌 1인당 공급으로 양 상당해…중앙당 간부들에게는 식료선물지함 등 추가 공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경사로운 광명성절을 맞으며 삼지연시의 거리와 마을들이 이채롭게 단장됐다”면서 2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성절)을 준비하는 삼지연시의 모습을 조명했다. 사진은 삼지연시에 전시된 얼음조각.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올해 정주년을 맞는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로 선전)을 앞두고 수도 평양시민들에게 어느 때보다 푸짐하게 물자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북한 중앙당은 2월 10일까지 일차적으로 평양시민 명절공급을 끝내고 14일까지 추가공급을 마치라는 지시를 내렸다. 특히 북한은 추가공급 마지막 날인 14일을 ‘반공작일’(반나절만 일하고 나머지는 휴식하는 것)로 정해 모든 세대가 빠짐없이 물자를 타갈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평양 시민들은 각 구역에 있는 공업품상점과 식료품상점에서 명절을 기념해 공급된 각종 공산품과 식자재를 받아 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원래는 세대당으로 주는데 이번에는 1인당 공급으로, 공급량 자체가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며 “2012년 광명성절 70돐(돌) 때보다도 더 크게 줘서 사람들은 백두산 벽시계도 주고, 담요도 주고, 선복(한복)감도 줬던 1992년 이래 가장 많은 명절공급이 내려진 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올해 1인당 ▲속내의 2벌 ▲비누 4개 ▲치약 2개 ▲칫솔 2개 ▲위생종이(휴지) 10개 ▲담요 1장 등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 세대에 내려졌던 물자가 올해는 개개인별로 내려진 데다 개수도 훨씬 많아 주민들이 상당히 기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올 수 없는 섬유인 걸 보니 수입품이 틀림없다’면서 질 좋은 내의가 공급된 것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식료품 역시 한 세대가 아닌 한 사람을 기준으로 공급됐는데, 구체적으로 ▲콩기름 300g ▲간장 500g ▲된장 2kg ▲돼지고기 300g ▲달걀 10구 ▲냉동 도루묵·꽁치 반깡판(5kg) ▲중국산 설탕 500g ▲중국산 조미료 300g 등이 내려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소식통은 생선 공급에 대해 “양력설에도 주고 이번에 또 줘서 집에 물고기가 엄청 많아졌다”며 “올해 평양에도 김치를 못 담근 집이 많은데 이번에 물고기가 엄청 많이 공급돼 소금에 절인 물고기 반찬을 김치 대신 먹을 수 있겠다며 좋아하는 반응들”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북한은 배추, 쑥갓, 시금치, 얼린 감, 얼린 배, 얼린 사과 등 채소 및 과일류와 밀가루 500g, 찹쌀 500g 등 곡물류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경봉쇄로 시장 물품이 씨가 마르고 식료품도 없어서 못 사 먹는 형편에서 내려진 공급이라 사람들은 항상 이런 명절이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럴 때 아껴 쓰고 아껴먹자는 얘기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수도 평양의 거리 풍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그런가 하면 평양 시민들은 마찬가지로 정주년을 맞는 올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로 선전)에도 명절 공급이 내려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식통은 “이전에는 4·15 맞으면서 공급을 줬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2월에 준 걸 보면 4월에는 많이 주지 않거나 아예 안 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면서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가 언제부터 명절공급을 바라보고 살았느냐며 더 기대 안 하니 배급이나 정량 주면 바랄 게 없겠다고 한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중앙당 간부들에게 여름·겨울용 양복지(옷감)와 구두 2켤레, 부인용 여름·겨울용 한복감, 신의주화장품공장에서 생산된 화장품 1세트 등 공산품은 물론 ▲콩 30kg ▲찹쌀 20kg ▲밀가루 10kg ▲콩기름 10kg ▲설탕 10kg ▲조미료 2kg ▲돼지고기 20kg ▲오리 2마리 ▲닭 2마리 ▲여러 종류의 생선이 든 냉동 깡판 4개(40kg) 등의 식량을 추가로 공급했다는 전언이다.

중앙당 간부들은 그 외에도 생과일과 말린 과일, 통조림, 산청 등이 들어있는 식료선물지함(상자) 1개씩을 받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전에 특정 간부들에게만 내려졌을 때는 지함 자체도 크고 들어 있는 것도 다양했는데 이번에는 모든 중앙당 간부들에게 다 주다 보니 지함의 크기도 작고 가짓수도 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