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선포 50년 행사 갑자기 취소

중앙보고대회 예고했다가 이틀 전 집체학습으로 전환…'김정은 혁명 사상' 강조에 일꾼들 의문 풀려

김정일의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강령 선포(2월19일) 40주년을 맞아 2014년 2월 1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이 김정일의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강령 선포 50주년을 기념한 중앙보고대회를 예고했다가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집체학습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중앙당이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선포 50돌을 맞으며 당일(19일)에 중앙보고대회를 진행하고 전국적으로 이를 시청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가 이틀 전인 17일 저녁 중앙보고대회 소집을 취소하고 집체학습 방식으로 행사노선을 바꿨다”고 전했다.

중앙당은 갑작스럽게 중앙보고대회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고 단순히 행사노선을 변경한다고만 포치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50돌 행사를 태양절, 광명성절만큼이나 주요 행사급으로 취급하고 단 한 사람의 주민도 빠짐없이 중앙보고대회를 시청하도록 보장하라면서 미리 준비까지 하게 했는데 갑자기 노선을 바꾸자 당 일꾼들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중앙당이 포치를 내리면서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혀, 일꾼들은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선포 기념 중앙보고대회가 김정은 시대를 부각하지 못하는 맹목적인 정치행사로 그 의미가 미미해 재검토가 이뤄지고 다시 지시가 내려진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한다.

‘김일성-김정일주의에 기초한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전당과 온 사회를 일색화해야 한다’는 새 포치 내용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심의 유일 영도 체계 확립이라는 핵심을 직시하지 못한 치명적 실수로 중앙보고대회 행사가 취소됐음을 비로소 알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은 “중앙당은 집체학습으로 전환하라는 포치를 내리면서 ‘김정일 동지의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1974년) 선포 업적은 최고의 경지다. 이에 의거해 현시대와 혁명 발전의 요구에 맞게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전당과 온 사회가 일색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당은 일부 주민들의 정치사상적 동요를 언급해 전체 인민을 김정은 혁명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시키는 사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소식통은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강령 선포 기념 중앙보고대회는 앞으로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3월까지 1/4분기 기간에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의 10대 원칙’ 통달 경연을 조직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해 상급 당에 보고할 데 대한 지시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는 우리 혁명, 우리 국가의 위대함이고 절대 위력이다’라는 제목의 1면 사설을 통해 “유일적 영도체계는 우리 혁명의 백전백승의 힘이며 우리 국가의 존엄이고 위력”이라며 김일성주의화 선포 의의를 되새겼다.

신문은 “총비서(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혁명사상의 빛나는 계승 발전”이라며 “총비서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사업과 생활에 철저히 구현해 나가는 바로 여기에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불멸의 혁명의 업적을 길이 빛내고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다그치기 위한 확고한 담보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