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김정일 생일용 열병식 준비 중…新무기 선보일 것”

'태양절→광명성절까지 동시 부각' 입장 선회...소식통 "경제·물리적 한계 반영한 듯"

지난해 노동당 8차 당대회를 기념해 개최된 열병식.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애초 김일성 생일(4·15) 110주년을 염두하고 열병식을 준비했지만, 김정일 생일(2·16일) 80주년까지 포괄하는 행사로 의미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물리적 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로 짧은 기간 두 번 연이어 열병식을 개최하기보다 한 번에 의미를 담아 성대하게 진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처음 열병식 준비는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위해 시작됐었다”면서 “그런데 최근 총정치국 총참모부는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이 태양절보다 날짜순으로 먼저 있으니 겸해서 1회 진행하는 열병 행사 준비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정일 생일과 김일성 생일이 서로 멀지 않기에 이를 한꺼번에 기념하기 위한 열병식을 준비하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말로 풀이된다.

북한은 당초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기 열병식 준비를 했다.

본지는 지난해 북한이 내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3만 8천여 명)의 열병식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 이번엔 38천명북한, 내년 태양절 110돌 최대규모 열병식 준비)

당시 소식통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각 군 및 군 교육기관 작전훈련부에 ‘태양절 110돐(돌) 기념 열병식 참가 군인 모집과 훈련사업 방향’을 담은 명령서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김정일 생일까지 포함하는 행사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소식통은 “당시(지난해) 상부 행사 일정과 의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열병 훈련 관련 포치가 4·15와 2·16을 총체적으로 기념하는 행사 일정으로 변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최근 올해 2월 16일부터 4월 25일까지를 ‘민족 최대의 경축 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열병식 방향을 바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관련기사 바로가기 : 민족최대 경축기간설정先代생일 정주년김정은 집권 10년 강조)

북한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제재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경봉쇄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열병식 준비에 상당히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

소식통은 “오랜 기간 준비한 열병 준비를 해 그동안 환자나 사고로 부대별 교대된 인원이 적지 않았다”면서 “질병, 영양실조, 체력부족과 그 외 이유로 생활·감정 제대돼 인원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속으로 진행되는 열병식 행사로 인해 후방공급이 이전과는 다르게 질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며 “군의들이 외상이 생기거나 하면 소금으로 처리하라고 하는 정도로 초보적인 소독 의약품도 부족한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기간에 두 번의 열병식을 진행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보여줄 수 있는 장비의 수가 한정된다는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경축 기간 내 한 번의 열병식을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 열병식이 진행되는지 여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열병식 1회 진행으로 결정된 이후 북한은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열병식에 참여하는 군인들을 위한 보급에 상당히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방성 후방국에서 국가적 보장으로 당과류 공장의 계획분으로 당과류를 받아 열병식용으로 종대별 후방부들에 내려보냈다”며 “피복은 국가가 보장하고 열병식 복장이나 속옷, 신발 장구류는 전부 국가가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야간훈련할 때는 하루 4끼를 먹인 부대들도 있다”며 “당국이 후방지원을 위한 주민헌납을 강요한 일은 없었지만, 부대 자체로 군인 가족들에게 돈을 내라고 하는 일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열병식은 ‘무력시위’와 ‘신무기 공개’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육·해·공·특수전·전략군 및 군사대학, 교육기관 등 무장력을 총동원할 예정이다”면서 “새로운 무기를 승리의 열병광장에 내놓아 무력시위를 한다는 게 상부의 입장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 14일과 17일 탄도미사일, 25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열병식에 완성단계 수준의 미사일을 선보이기 위한 시험을 서두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미 신뢰 재고(再考)’를 선언한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