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代 생일 맞아 학생에 교복·당과류 공급”…북한, ‘선물 분과’ 조직

14일부터 업무 돌입...소식통 "상업부·상업관리소까지 동원돼 누락 인원 여부 이중 점검"

개학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의 개학 모습. /사진=메아리 캡처

북한이 김정일 생일(2·16) 80주년, 김일성 생일(4·15) 110주년을 맞아 올해 초부터 학생들 대상 선물 공급에 관한 특별 조직을 완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강조한 ‘교복과 가방 공급’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선대(先代) 지도자의 기념일을 활용해 학생들의 마음을 사는 ‘선물 정치’를 발동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7일 평안북도와 남포시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각 도당 조직부로 선물 준비를 책임지는 일군들을 선발해 조직하라는 중앙당의 지시가 하달됐다.

이 같은 지시에 조직된 선물 공급 분과는 지난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관련 업무를 진행하게 됐다.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맞아 전국의 모든 학생에게 학업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를 수행하라’는 1호(김 위원장) 지시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태양절(김일성 생일)에도 당과(糖果)류를 공급해야 한다’는 포치도 하달됐다고 한다. 선대 지도자의 생일이 모두 다 정주년(꺾어지는 해)인 만큼 명절 선물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선물 분과 성원들은 이후에 휴식일은 당연히 생각도 할 수 없게 됐고, 바로 피복과 식료품 공장 등에 실무지표를 내려보내는 일로 업무에 돌입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한 학생이라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명단과 입고된 물품을 꼼꼼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다만 당국은 교복·가방 공급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학생들 치수를 재는 일을 벌였고, 최근 생산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물 분과에서는 혹시 명단에서 누락된 학생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임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각 지역 상업부, 상업관리소 일군들에게도 총동원령이 내려져 이중적으로 인원 점검을 하고 있다.

소식통은 “당(黨)에서는 조부모와 살면서 학교에 잘 못 나오는 무의무탁자(생계보호자가 없는 사람)도 빠짐없이 찾아내 교복, 학용품, 선물 당과류를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뜻깊은 광명성절, 태양절 정주년인 올해에 한 명의 루락(누락)된 학생들이 없게 하는 게 선물분과 조직의 또 다른 의미인 셈”이라고 말했다.

일단 김일성 생일 이후 해산되는 깜빠니아적인 조직일 가능성이 농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설 조직 발족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원히 교복과 학용품을 나라가 무료로 제공한다”는 선전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무상 제공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공짜로 교복을 입고 학교를 졸업해도 별로 나아질 게 없다는 불확실을 없애야 진정한 충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과제도 만만찮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