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단속 나온 안전원들의 무자비한 ‘집단폭행’에 군인 사망

양강도 혜산 인근 노점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과일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길거리 노점상 단속에 나선 안전원들의 집단폭행에 한 군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지난달 30일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안전원들의 집단폭행에 9군단 소속 군인 37살 강 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면서 “강 씨는 안전원들에게 핍박을 당하는 주민들을 도우려다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청진시 수남구역의 골목길에서 두부밥과 떡을 팔던 주민들은 당국의 지시에 따라 길거리 노점상 단속에 나선 청진시 수남구역 안전부 안전원들을 발견하고 도망가려다 결국 붙잡혔다.

단속에 걸린 주민들은 급히 도망치려다 땅에 떨어뜨린 음식을 주워 담으며 안전원들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했지만, 안전원들은 그런 주민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 떨어진 두부밥과 떡을 사정없이 마구 짓밟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복 차림의 한 남성이 다가와 자신을 ‘군관’이라고 소개하면서 “당신들 안전원이 맞는가, 우리 사회에 사는 사람 맞는가, 당신들에게는 부모형제가 없는가”라며 항의했는데, 안전원 2명이 “군대면 다인가, 왜 업무를 방해하느냐”면서 주먹과 발로 군인을 마구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길을 지나가던 다른 안전원과 규찰대원까지 가세해 군인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한 폭행을 당했다. 이 모습을 본 주민들이 “사람을 그만 치라”고 소리 지르면서 안전원들의 무지막지한 집단폭행은 그쳐졌으나, 군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한 주민의 신고로 시(市) 안전부가 출동해 3명의 안전원과 규찰대원에게 족쇄를 채워 끌고 갔다”면서 “그러나 가해자들이 같은 안전부 소속인 만큼 집안사람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최근 ‘길거리 장사와 골목 장사를 없애라’는 당국의 방침 때문인지 노점상들에 대한 안전부의 탄압이 예전보다 대폭 강화됐다”면서 “식량난보다 사회질서 유지를 빙자한 안전원들의 탄압이 주민들의 생계를 더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