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주군 살림집 증축 공사현장서 추락사고…주민들 동원 기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월 12일 보도한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현장의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아파트 증축 공사 과정에 연속적인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서 건설 현장 동원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길주군은 3월 평양에서 열린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살림집들을 많이 늘릴 데 대한 중앙의 방침을 접수하고 지난달부터 살림집 증축 공사에 들어갔으나, 건설 현장에서 사고들이 자주 일어나 돌격대원들이 떨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길주군 당위원회는 새로 아파트를 설계하고 짓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어진 3~4층짜리 아파트들에 2~3층씩 층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주거 문제 해결에 대한 방침 관철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길주군 읍 역전 다리를 건너 있는 4층짜리 도서관 아파트 위에 2개 층을 더 올리는 재건축 공사 중에만 벌써 두 번의 사고가 일어났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5월 17일에는 안전띠 없이 작업하던 돌격대원 3명이 3층 높이에서 일하다 추락했고, 5월 28일에도 3층에 올라서서 일하던 돌격대원 2명이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추락 사고를 당한 5명 중 2명은 길주 방부제공장 노동자이고 다른 3명은 국숫집 직원”이라며 “이들은 추락한 뒤에 병원에 실려 갔는데 3명은 죽고 나머지는 노동능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형편에 일부 돌격대원들이 건설 동원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철근으로 안전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물먹은 통나무에 꺽쇠(꺾쇠)를 박아 겨우 세워놓으니 발판이 다 무너지는 사고가 나서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부터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건설 현장에 나와 있는 현지 간부들도 “이런 식으로 일하다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칠지 알 수 없다”며 군당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군당이 자재 보장은 물론 안전에 대한 담보도 없이 갑자기 건설을 지시하고는 무조건 빨리하라고 닦달하고, 안전 기둥을 조립할 전문가나 기술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벌어진 사고에는 군당의 책임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사고를 당한 이들의 부모나 가족들은 군당 책임비서 사택이나 인민위원회 청사에 찾아가 중앙에 신소하겠다면서 울고불고하고 있지만 군당에서는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면서 당사자들이 소속된 단위들에서 적당히 보상해 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