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앞두고 볏모 누렇게 뜨자 농장일꾼들에 책임 씌워 체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평안남도 평원군 원화협동농장에서 첫 모내기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안남도 온천군의 읍 농장에서 올해 논에 낼 다수의 볏모가 잎이 누렇게 뜨면서 전부 죽어가 농장일꾼들이 이에 대한 책임으로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온천군 읍 농장이 심은 냉상모판의 거의 모든 모들에서 이상 현상들이 나타나 농장 관리위원장과 리당비서, 기사장, 작업반 기술지도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농장일군(일꾼)들이 검찰에 체포돼 기소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온천군 읍 농장은 올해 알곡과제 수행에서 지난해와 달리 옥수수, 콩, 수수보다 흰 쌀이 현저하게 늘어난 계획량이 할당돼 시급하게 논을 늘리고 벼를 심어야 하는 실정이 됐다.

이러한 형편에서 과거 경험이나 시범 시기도 없이 모판을 정리해 볏모를 심고 관리하던 중 볏모들이 급작스레 모판에서 전부 죽어 나가는 상황을 맞닥뜨렸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모내기를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볏모들이 모두 누렇게 뜨더니 죽어가기 시작했다”며 “이에 군(郡)에서는 이를 대형사고로 규정짓고 농장일군들을 추궁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검찰소가 나서 이들을 붙잡아갔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소는 농장의 책임일꾼들이 농장원들과 논두렁에서 같이 침식(寢食)하면서 볏모들을 충실히 돌보지 않았다는 책임을 씌우고 전부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검찰소는 볏모가 죽어간 원인을 분석했는데, 온천군이 염전과 가까워 염분이 섞인 물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물 관리를 잘못한 결과 냉상모판에 염분물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소는 이를 농장일꾼들의 무책임성과 연관 지어 “관리 소홀로 모판에 있던 모들이 몽땅 죽어 나가게 해 한해 농사를 망쳤다” “이는 당 정책 결사관철 정신이 부족한 것이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다만 주민들은 “국사가 그렇게 중요하면 농장에 농촌경영위원회 기술일군들이나 연구사들이 내려와 함께 논의도 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랫사람들만 들볶아서 책임을 씌우고 조금만 잘못해도 당정책 관철 정신 부족으로 반동으로 몰아가니 무서운 세상이다”라는 등의 말을 하며 혀를 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식통은 “체포된 농장일군들은 국가재산낭비죄로 10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으로 소문이 났다”며 “그 가족들은 현재 울면서 면회를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