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명절 물자 받으러 갔더니… “돈 없으면 돌아가라” 박대

풍서 양강도
2019년 2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풍서군.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한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증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명절 물자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9일부터 양강도 내 주민들에 대한 태양절 명절 공급이 시작됐다”면서 “그러나 갑산군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명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태양절 명절 물자(기름(식용유), 맛내기(조미료) 등)를 받기 위해 상급 기관이 있는 도(道)에 올라갔던 군(郡) 안의 일꾼들이 빈손으로 돌아오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갑산군의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 10일 도에 명절 물자를 받으러 갔었는데, 돈을 내지 못해 결국 받지 못했다.

일단 코로나19 사태로 결재를 못 할 정도로 군 안의 재정 상황이 어려웠고, 이에 갑산군 일꾼들은 “지금은 돈이 없지만 앞으로 돈을 벌어서 꼭 갚겠다”고 사정도 해봤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 일꾼은 “외상을 줬다가 그 돈을 언제 받으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는가”며 거절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수령(김일성)의 탄신일을 잘 보내라는 의미로 물자를 우선 공급하곤 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태양절임에도 불구하고 금전 문제를 따지면서 명절 물자도 주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태양절에 시장보다 싼 가격의 기름과 맛내기 등을 먹어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이나 노동자들은 명절 공급에 대해 체념한 지 오래됐다”면서 “이번 태양절을 계기로 자력갱생, 자급자족만이 살길임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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