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칭하는 김일성 생일(4월15일, 태양절로 선전)을 맞아 평양시민들에게 명절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종의 코로나 경제난에 따라 예년보다 양이 줄었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 1일부터 시민들에 대한 태양절 명절 공급이 시작됐다”면서 “1인당 사탕가루(설탕) 150g, 기름(식용유) 150g과 세대당 맛내기(조미료) 한 봉지(450g)가 차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올해 태양절 명절 공급량이 확연히 줄었다.
이와 관련 본보는 지난해 북한 당국이 평양 중심구역과 주변 구역을 차별을 뒀지만, 기본적으로 1인당 냉동 도루메기(도루묵)과 닭알이, 그리고 세대당 콩기름과 간장이 공급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평양엔 각종 선물, 지방은 全無…北, 태양절 특별공급도 차별)
대북 제재 장기화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중 국경봉쇄와 무역중단 문제 등이 겹치면서 수도 평양조차 물자를 넉넉히 공급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초라해지는 명절물자 공급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김일성) 따라하기에만 연연할 뿐 태양절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실망감의 목소리가 높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태양절뿐만 아니라 갈수록 명절을 대하는 주민들의 시선도 차가워지고 있다”면서 “이번 태양절 역시 반기는 주민들도 별로 없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말 필요한 품목을 시장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준다면서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단 사탕가루, 기름, 맛내기 등은 지난해 4월 하달된 당 중앙위원회‧내각 공동결정서를 통해 수입 제한에 걸렸던 품목이었다.
이에 따라 최근 평양시장에서 사탕가루(kg)는 3만 5000원, 기름(1kg)은 3만 원, 맛내기는 7만 원에 팔리는 등 가격이 ‘껑충’ 뛰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태양절을 맞아 사탕가루 150g에 400원, 기름 150g에 350원, 맛내기 1봉지를 4700원에 공급했다. 최대 13배의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준 셈이다.
한편,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7일부터 청진시를 비롯한 도(道) 안의 주민들에게 태양절 명절 공급을 진행한다는 지시가 인민반들에 내려졌다”면서 “사탕가루와 맛내기, 기름을 공급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실제 이 같은 방향으로 공급이 이뤄진다면 평양과 지방의 태양절 특별공급이 별 차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소식통은 “공급 지시는 내려졌지만 평양이 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지방까지 내려 오느라면 언제 진행될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