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함경북도(종성군)에서 한 폭풍군단 군인이 상급 군인을 살해하고 탈주한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양강도(혜산시) 지역에서도 무장한 군인과 부대 보위 지도원이 탈북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일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보위 지도원과 군인 한 명이 근무 중 밀수를 했다”면서 “그 과정에 폭풍군단 군인들에게 발각된 그들은 무장한 상태로 국경 연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으로 2일 오전 9시 혜산시에 봉쇄령이 떨어졌다”면서 “이에 따라 혜산시 주민들은 20일간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직장 출근도 못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이 전한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지난 1일 새벽 국경경비대 25여단 251연대 4대대 3중대(혜산시 성후동)의 책임 보위 지도원과 한 군인이 중국 밀수꾼에게 마대 2자루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혜산에 파견된 폭풍군단 군인들에게 발각됐고, 그들은 무장한 채로 그대로 중국 쪽으로 넘어갔다.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일환으로 ‘밀수는 군법으로 처리’라는 점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이를 피하려고 도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해당 중대장과 정치지도원 등이 보위지도원과 군인을 향해 사격하려는 폭풍군단 군인들을 제지했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도 현장에서 바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8월 말 ‘국경연선 1~2km 안에 접근하는 대상에 즉시 사격’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포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단순 접근자도 아닌 무장을 한 채 국경을 넘는 대상에 사격을 못 하게 했다는 점에서 ‘반역죄’로 중형에 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건이 발생하자 당국은 2일 새벽 당중앙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혜산시 완전 봉쇄령을 결정했다. 이후 봉쇄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는 폭풍군단이 담당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급작스러운 봉쇄령에 혜산시민들은 20일 동안 집에서 먹을 식량 마련에 나서야 했다. 당국은 오전 9시 관련 명령을 하달하면서 ‘10시까지 식품 구매를 마쳐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한순간에 식량 구입자가 몰리자 쌀값이 1만 원(북한 돈)까지 뛰어 오르는 등 난리가 아니었다”면서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라도 식량을 구입할 수밖에 없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경봉쇄로 생계가 어려워진 주민들은 이제 20일간 집 밖에도 나오지도 못하게 돼 아우성을 치고 있다”면서 “‘죄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지었는데 피해는 왜 우리가 입어야 하는가’며 불만을 내비치는 주민들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