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전투’ 돌입한 송림탄광서 갱 붕괴 사고…10여명 질식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0일 공개한 ’80일 전투’ 선전화.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황해북도 송림군에 있는 송림탄광 채석장에서 갱이 무너져 노동자 10여 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80일 전투에 돌입한 송림탄광 채석장에서 주야 전투를 벌이던 노동자 10여 명이 동바리(기둥)가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은 부실한 환경의 갱에서 일하다가 붕락(崩落) 사고로 한꺼번에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고 당일 탄광 노동자들은 지하 막장의 가장 깊은 곳에서 점점 더 깊숙이 갱을 뚫고 들어가다가 부실하게 세워져 있던 나무 동바리들이 쓰러지면서 20m 이상 되는 구간이 무너져 내려 그 안에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갱에 쓸 동바리가 부족한 사정에 일단 대충 세워둔 채 작업하고 새 동바리가 들어오는 대로 보충할 참이었지만, 지압이 센 곳에서 흙이 무너지면서 결국 끔찍한 사고로 번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고를 인지한 직후 탄광에서는 구조를 위해 밤새 인원을 투입해 갱을 마주 뚫고 들어가 붕괴 30시간 만에 갇힌 노동자들에게 닿았는데, 이미 이들은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 숨진 상태였다는 전언이다.

사고 소식을 듣고 뛰쳐나온 노동자 가족들은 함께 갱을 뚫는 일에 나서기도 하고 구조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결국 싸늘한 시신을 안게 되면서 현장이 한바탕 울음바다가 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고가 난 갱은 이미 위험이 예견돼 있었지만, 탄광이 80일 전투에 돌입하게 되면서 무리인 것을 알면서도 노동자들을 갱에 투입한 것”이라며 “주민들은 이번 사고를 놓고 동바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위험한 곳으로 노동자들을 내몬 탄광 일군(일꾼)들의 잘못이라면서 중앙당에 신소해서 싹 다 잡혀가게 해야 한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당국이 80일 전투를 내걸면서 이 기간에 인명피해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유의할 것을 당부한 바 있어 탄광 일꾼들은 묵과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면목이 없어 얼굴이 잿빛이 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사망한 노동자들에 대한 장례식은 탄광기업소 회관에서 기업소장(葬)으로 이뤄지고 곧이어 사고심의도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