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黨 창건일 앞둔 평양… “행사동원에 도시정비까지”

70주년 당창건일 가두행진
지난 2015년에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퍼레이드.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당 창건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행사의 주요 무대가 되는 평양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평양 시민들이 동원돼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10만 명 군중 시위(민간 퍼레이드), 바닥배경대(매스게임), 열병식 연도 환영 등에 평양시민 및 대학생이 동원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본지는 북한이 당 창건일에 김일성광장에서 약 10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평양 중앙대학 학생들, 이달 1일부터 군중시위 행사준비 동원)

대북 제재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북한이 정주년(75주년)을 맞는 당 창건일을 성대하게 준비하는 모습이다. 대규모 행사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강화하고 외부에는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무리한 행사 준비에 주민들은 상당한 피로감과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퍼레이드. / 사진=노동신문 캡처

또한, 평양시민들은 가두행진 연습 동원뿐만 아니라 각종 도시정비 사업에도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당 창건일을 앞두고 평양 시내 도로 정비나 건물 보수 작업, 살림집 외벽 도색 등의 도시 정비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며 “중구역을 비롯한 평양시 중심구역들과 기념행사 경로에 있는 길가 아파트, 봉사 기관, 건물들에는 국가에서 외장재를 공급하고 개별적으로 집체적으로 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방송화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퍼레이드 경로에 주변에 위치한 건물 외관을 정비하는 모양새다. 화면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만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쇼윈도 도시’를 연출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소식통은 “평양시는 10월 2일에서 6일 사이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세대주 동원을 통해 도색칠, 유리 닦기를 진행했다”면서 “이 밖에도 평양시 인민반, 기업소, 단체, 기관들은 10월 10일 맞아 도로 옆 횟가루 칠, 화단 정비, 나무, 가로등, 다리, 건물 등에 야간불 장식 설치를 완료하라는 지시 집행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평양 거리와 건물에 당 창건 75주년 기념 선전화, 구호, 당기, 국기 게양 사업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며 “각 기관, 기업소, 군부대 등 국가 기관 건물들은 9일 오전 국기, 당기 게양식을 국가적 전국 행사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불꽃놀이. /사진=노동신문 캡처

한편, 북한은 과거 당 창건 기념일과 달리 지방에서 상경하는 인원을 대폭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으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평양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과거와 달리 이번 당 창건 기념일에는 지방에서 평양으로 올라오는 인원들을 대폭 축소됐다”며 “평양에 올라오는 대신 지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북한은 상경 인원이 줄어든 만큼 지방 주민들이 실시간으로 행사를 시청할 수 있도록 전력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춰 나름의 ‘언택트’ 당 창건 기념식인 셈이다.

소식통은 “지난 4일 당 중앙에서 내각과 전력 공업성에 9일 저녁 5시부터 10일까지 전국의 송배전부에 무조건 전력을 보장하라는 방침 내렸다”며 “지방 주민들이 중앙보고 대회, 열병식, 군중 시위, 야외축포행사 등 다양한 당 창건기념일 행사를 제대로 시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 창건기념일에는 당 창건 역사 문헌 영화상영, 중앙기념보고 대회, 단위별 경축 공연 및 노래모임, 경축 무도회 및 야외축포행사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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