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말로만 ‘코로나 방학’…黨창건 군중시위 연습에 대학생 총동원

소식통 “각도 소재지서 행사 연습 진행 중...7일부터는 밤 10시까지 동원 예정”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75주년 기념 군중시위 연습 장면이 최근 본지 카메라에 포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대방역체제’를 운용하고 있는 북한이 각도 소재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바이러스 확산 위험에도 불구하고 당 창건일을 계기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내부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초부터 지방대학 학생들과 도 인민들이 동원되는 당 창건 75돐(돌) 행사 연습이 시작됐다”면서 “현재는 기관, 단체, 대학별로 공지(공터)에서 마감 단계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열병식’ 연습이 한창인 평양시뿐만 아니라 13개 도 소재지 및 특별시 등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시위행진 및 다양한 경축 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으로, 여기엔 지방기관, 공장, 기업소, 단체들에서 선발된 인원들과 함께 지방 대학생들이 대거 포함됐다.

소식통은 “악성 전염병(코로나19) 차단 방역을 위해 지방에선 2학기 개학도 미루고 있는데 말이 ‘코로나 방학’이지, 도별 군중시위 행사훈련에 매일 동원되고 있다”면서 “오는 7일부터는 총관통훈련(맨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순서대로 죽 진행하는 훈련)을 밤 10시까지 진행하라는 도당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영상에서는 양강도 혜산시 대학생들이 적위대 복장(영장 없는 군복)을 착용하고 집체훈련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강제 방학으로 교육권을 박탈당한 학생들이 정작 국가적 행사에 동원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된 셈이다.

북한 당국은 또 적위대 복장 마련도 이른바 ‘자력갱생’을 내세웠다. 단체복을 국가적 공급이 아닌 개별적으로 구매하라는 지시를 하달해서 대학생들이 시장이나 군부대 피복공급 관계자들에게 마련하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한다.

영상에서 학생들이 틀만 있는 나무 판을 들고 있는 모습도 흥미롭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훈련 때 구호나 정책적 간판(포스터)이 어지러워질 걸 고려한 조치”라면서 “행사 전날(9일)에 실제 구호판과 깃발 등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일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모습이 포착됨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발병하거나 혹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청정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와 대북 전문가들은 여전히 ‘북한 같이 열악한 보건 환경에서 확진자 0명은 말이 안 된다’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지방 군중시위 행사 연습에 동원된 참가자들에 대해 방역 차원에서 모두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라는 지시는 내려졌으나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적위대 복장=북한의 4대군사노선(▲전군간부화 ▲전군현대화 ▲전민무장화 ▲전국요새화) 중 ‘전민무장화’를 위한 것으로, 주로 비정규군인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대학생들과 14세 이상 고급중학교 학생들로 이뤄진 조직)가 착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