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정의 전초기지, 美각개격파 대상”

부시 대통령은 2일 제2기 임기시작 후 첫번째 對의회연설을 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부시의 연설에서 북한이 어떻게 언급될 것인가에 관심을 가졌다. 부시의 연설이 혹시 강경한 것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고, 부시의 연설문이 북한에 대해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선언한 것으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부시의 연설 중 북한이 직접 언급 된것은 “우리는 북한의 핵 야망을 포기시키기 위해 아시아의 정부들과 긴밀하게 일하고 있다”는 단 한 문장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부시의 연설이 가지는 의의가 향후 미국의 북한정책이 강경정책이 될 것이냐 혹은 유연한 정책일 것이냐의 좁은 차원에서 논의될 일은 아니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진짜 오랜만에 국제문제보다는 국내문제에 더 큰 비중이 두어졌다. 연설문의 길이로 보면 약 7:5 정도로 국내문제의 비중이 컸다. 부시가 언급한 국내문제는 물론 레이건 이후 미국경제의 급속한 발전의 원천이었던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보다 가까운 정책들을 지속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었다.

민주주의 성공경험, 전세계 확대 의지표명

부시 대통령의 연설 중 국제정치에 관한 부분을 한마디로 정리하라면 그것은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승전(勝戰) 보고’ 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우선 국제문제와 관련한 언급 중 거의 1/3 이상이 이라크에 집중되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정치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받고 있었다. 지난 1월 30일 이라크 국민들이 보여준 놀라운 투표참여는 부시 행정부의 이상주의적 외교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가 되었다. 중동의 사람들도 민주주의 제도를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과 중동에서도 민주주의 정권의 수립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경험을 ‘성공’으로 간주하고 이같은 경험을 중동은 물론 전세계로 확대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명료한 문장들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를 지원하거나 테러리스트들을 비호하는 정권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대량파괴 무기를 만들려는 나라들이 아직도 몇 나라 있지만 그들은 이제 더이상 주목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또한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있다” “미국은 아직도 미국인을 대량으로 살해하려는 적들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들에 대한 싸움에서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이들을 향한 공격적 태세를 지속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중동의 국가들 중 시리아와 이란을 거명했지만 “미국은 전세계에서 폭정을 종식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자유의 동맹국들과 함께 중동 및 그 밖의 지역에서 야기되는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을 지원할 것이다”고 말함으로서 자신의 국제전략의 범위가 대 세계전략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 행정부 제 2기는 테러전쟁의 표적국가들을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용어로부터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 of Tyranny)라는 용어로 바꾸어 부르기 시작했다. 축(軸)과 전초기지는 공격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축과는 달리 전초기지는 각개격파의 대상이 된다.

‘폭정’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서 미국은 대 테러전쟁의 표적을 ‘핵폭탄 등 대량파괴무기를 만들고 있는 나라’로부터 ‘국민을 못살게 구는 정권’으로 다시 정의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우리는 자유의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일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We are witnessing landmark events in the history of liberty)고 말했다.

‘자유의 역사에 나타난 기념비적 사건’이란 9.11 이후 비로소 지도자들을 선거를 통해 직접 선출할 수 있게 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그리고 수십년만에 진정 서방의 친구가 된 리비아를 말 하는 것이다.

부시는 또한 “앞으로 다가올 몇 년 동안 우리는 자유의 역사에 더 많은 이야기를 추가할 것이다”(And in coming years, we will add to that history) 고 선언했다.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자유의 역사에 기념비로 추가하려는 나라들 중에 북한이 포함될지는 물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춘근 / 객원칼럼니스트(政博, 자유기업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