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봉쇄 해제 후 北 물가 급등… “당국, 수입품 가격 통제 못해”

소식통 "당국, 비싸게 팔지 말라고 엄포...하지만 자연스러운 물가 상승 억제 못해”

지난해 10월경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완장을 차고 순찰을 돌고 있는 시장 관리원이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내부소식통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혜산(양강도), 회령(함경북도), 자강도 등 국경지역을 잇따라 봉쇄한 이후 당국이 물가 상승을 억압하려는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일부 시장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국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쌀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그외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에도 강압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국) 너무 비싸게 팔면 압수 조치한다고 엄포를 놓긴 했지만 당장 물건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값이 올라가는 것까지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건들은 일제히 값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12월 초 기준으로 회령의 한 시장에서 중국산 식용유의 가격은 1kg에 4만 원(북한돈)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역 봉쇄 이전인 10월 중순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오른 것이고 북중 국경 봉쇄 이전인 지난 1월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오른 것이다.

사탕가루(설탕)는 1kg에 2만 5천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 또한 10월 중순에 비해 약 40%가 상승한 수치다.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품목 중 하나는 중국산 맛내기(조미료)인데, 지역 봉쇄 전 1kg에 4만 원에 거래됐으나 최근엔 15만 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쌀가격은 지역 봉쇄 전보다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회령에서 북한산 쌀은 1kg에 4500원, 중국산 쌀은 4200원에서 43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지역 봉쇄 해제 직후에는 쌀값도 한 때 지역마다 약 20% 상승해 5700~5800원에 판매되곤 했었다. 하지만 당국이 쌀을 몰수하고 쌀값 통제 조치를 취하면서 이달 초에는 봉쇄 전보다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北, 강력한 쌀값 통제 나서… “가격 올리면 장사 못하게 할 것”)

쌀의 경우 시장에서 중국 쌀보다 북한산 쌀이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비축하고 있는 군량미 등을 풀어서 가격 조정을 하거나 강제적인 가격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입품에 대해 가격을 억제할 경우 인민 소비 생활뿐만 아니라 무역과 유통부문에 끼치는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에 당국이 관련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품목이 지역 봉쇄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북한 내부에서 생산한 공산품의 가격도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산품은 당국이 일정 정도 가격 통제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경 봉쇄 이후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공산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은 “요즘 시장에서 파는 품목 대부분이 식료품”이라며 “당장 생활이 힘드니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줄이고 돈이 생기면 먹는 것부터 챙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