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요소 대란, 북한에도 영향… “비료 생산공장도 가동 중단”

소식통 “대부분 농장에서 비료없이 농사지을 수도…벌써부터 식량난 걱정"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요소 수출을 금지하면서 우리나라도 요소수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요소 비료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수입도 원활치 않아 비료 공장의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비료 생산량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내년 북한 식량난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등 비료를 생산하는 주요 공장들이 암모니아 등 수입 원자재 부족으로 최근 생산량이 급감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원자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장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는 평안북도 안주시 남흥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인 석유화학 공장으로 섬유, 고무 등 석유화학 제품을 비롯해 요소 비료, 질소 비료 등을 생산한다. 

암모니아를 이용해 요소 비료를 생산하는 북한 최대 비료 공장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 비료 공장들은 자체적으로 채굴한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 비료를 생산하는 일명 ‘주체 비료’를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비료의 질이 낮아 대부분의 비료 및 비료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남흥청년화학공장은 지난 8월 과부하로 인한 폭발 사고로 재산 손실까지 입어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남흥종합공장이 총체적 난국에 놓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요소 및 암모니아 부족 사태는 중국의 수출규제에 따른 것으로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에 대한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해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며 석탄 생산량을 감소시킨 데다가 홍수로 인한 석탄 생산 저하, 코로나로 야기된 몽골,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과의 무역 차질이 이어지면서 석탄 부족 문제가 심화됐다. 

게다가 호주와의 갈등으로 인한 석탄 수입 중단도 중국의 석탄 부족 및 전력난에 영향을 미친 상태다. 

천연가스에서도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할 수 있지만 원가가 높은 데다 대부분의 천연가스가 전력난 해결을 위해 투입되고 있어 중국에서도 요소 생산이 급감했다. 

이러한 중국발 요소 대란으로 국내에서도 요소수 품귀 현상과 비료 부족 문제가 대두됐고, 이로 인한 디젤차 운행 차질,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여러가지 문제가 줄줄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요소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중국 이외에 요소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요소 공급이 가능한 해외 업체와 긴급수의 계약을 맺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요소 수입을 중국에 100% 의존하고 있고 수입국을 당장 다변화하기 어려워 요소 수입 급감으로 인한 비료 생산 및 확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남흥비료공장은 비료 원자재를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에서 자재 수입이 중단되면 생산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내년에는 대다수 농장에서 비료없이 농사를 지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비료 생산과 수입이 급감하면 내년 곡물 사정이 더 긴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북한의 비료 수입량은 지난해보다는 증가했지만 평년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며 “비료 부족이 수확량 감소로 직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권 원장은 “북한의 비료 비중은 수입과 자체 생산량이 50:50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 중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중국의 무상 비료 공급량도 적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료가 극단적으로 완전히 ‘0’이 되는 수준까지는 벌어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