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설 맞아 검덕지구 물자 공급…거리두기에 배급은 ‘아직’

2019년 3월 함경북도 온성군 살림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지역의 살림집 모습. / 사진=데일리NK

새해를 맞아 검덕광업연합기업소가 위치한 북한 함경남도 검덕지구의 주민들에게 물자가 내려졌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당국의 거리두기 방침으로 배급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새해를 맞으며 검덕광산 노동자지구 주민들에게 물자 공급이 이뤄졌는데 이전에는 3일이면 충분히 전달되던 것이 전염병(코로나19)으로 거리두기를 하면서 진행되는 바람에 아직까지 받지 못한 세대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양력설을 맞아 검덕지구 주민들에게 10일분의 식량(쌀 30%, 옥수수 70%)과 명태 3마리, 술 1병을 공급했다. 다만 이는 예년 공급의 절반에 불과한 적은 양이고 이마저도 전염병 차단을 위한 거리두기를 하면서 각 세대에게 빠르게 전달되지 못해 새해 첫날을 그냥 지나 보낸 주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처음에는 인민반별로 반장들이 몇 명의 인원을 선발해서 세대에 가져다주는 것으로 했으나, 주민들 속에서 킬로수(무게)가 모자란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다툼이 벌어졌다”며 “이것이 군당위원회에 반영되면서 당장 중지시키고 본인이 직접 배급소에 가서 타오는 방법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인민반별로 순번을 정해 10세대씩 나가 물자를 받아 가도록 조치했으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새해 첫날에 배급을 타지 못한 세대들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먼저 배급을 받은 주민들의 집에 찾아가 후에 물어주기로 약속하고 쌀을 꿔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물자 공급은 앞으로 2~3일은 더 걸려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검덕지구의 가을배추 공급은 한 세대에 배추 10포기와 무 5개 정도만 이뤄져 반찬이라고는 김치밖에 없는 현지 주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김치를 얼마 못 담갔다 해도 해마다 두 독은 채웠는데 이번에는 거의 모든 집들이 반 독도 채우지 못했다”면서 “벌써 김치가 떨어지자 주민들은 ‘봄 채소가 나올 때까지 무엇을 먹고살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검덕지구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광석 수출이 중단돼 외화를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으며, 배급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주민들이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