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사회주의로 붙잡힌 청년일꾼들 사상투쟁회의서 눈물…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한국 음악을 틀어놓고 생일파티를 즐기다 적발된 북한 함경북도 김책시 성진제강소의 청년일꾼들이 최근 공개 사상투쟁 무대에 올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당으로부터 관대한 용서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지른 김책시 성진제강소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일군(일꾼)들이 공개종업원 총회에서 사상투쟁 회의 대상으로 도마에 올랐다가 도당위원회와 법무부의 합으로 법적 처벌이 무마되고 관대하게 용서한다는 결정이 내려지자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11월 15일 성진제강소 청년동맹 비서와 2명의 청년동맹 일꾼들은 청년비서 측근의 집에 모여 생일파티를 벌였는데, 북한이 금기하고 있는 한국 음악을 틀어놓고 괴상망측한 춤을 추면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비사회주의 및 국가방역질서위반 행위로 체포됐다.

이 같은 행위는 이날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청년일꾼의 신소로 알려지게 됐고, 성진제강소가 발칵 뒤집힐 정도로 사건화돼 당사자들이 수사를 받고 조서까지 쓰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뒤 청년일꾼들의 당세포조직은 이들이 자신들의 죄과를 반성하고 있다는 반성문과 함께 이들의 죄를 한 번만 용서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도당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국 이달 4일 함경북도 당과 청년동맹, 안전, 보위, 검찰기관 일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진제강소 문화회관에서 이들을 단죄하는 공개 종업원 총회 및 사상투쟁 회의가 열렸고, 회의는 토요행사 오전부터 3시간 동안 집행됐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우선 이들의 죄과가 폭로됐고 이어서 ‘처벌이 마땅한 엄중한 사건이지만 일시적으로 사상적 과오를 범했고, 평소 당과 조국을 위해 일을 잘해온 사람들이라 교양처리 하기로 했다’는 도당과 법무부의 결정 사항이 선포됐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이들을 용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청년들을 당이 따뜻이 품어 안아주고 사회주의 대가정에서 떳떳한 청년동맹 일군들로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해 늘 마음 쓰라고 하신 김정은 원수님과 어머니당의 숭고한 뜻’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소식통은 “도당과 법무부는 청년교양보장법을 집행 중에 중대한 사건이 터져 더욱 심중하게 고려했다고 지적했다”며 “회의는 기업소 전체 종업원들, 당원, 청년동맹, 직맹원들은 전당 강화, 전당 단결에 적극 이바지하고 서로가 결함을 범하지 않도록 교양하고 투쟁하고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말로 마감됐다”고 전했다.

이번 도당과 법무부의 결정이 내려지자 문제시된 청년일꾼들과 그 가족들이 눈물을 보이면서 회의장이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