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인성 질병 백신 주민에 투여했지만, 병 창궐 막지 못해”

서해5도에서 발견한 정성제약종합공장의 링거 제품.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이 주민들에게 지난 8월 수인성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을 투여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그러나 곳곳에서 병이 창궐해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일명 ‘물백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지난 8월 정부에서 장티(장티푸스)와 파라(파라티푸스) 예방에 좋은 신약이라면서 주사약을 전국의 병원들에 공급했다”면서 “이 약을 15세~65세 주민들에게 놓아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에는 최근 수인성 질병이 크게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에 필수 약품 품귀 현상도 벌어지고 있으며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실제 소식통도 “지난 8월과 10월 사이 함경북도 청진, 회령, 무산군에서 수인성 질병이 발생했었다”며 “양강도 혜산과 삼지연, 삼수군, 김정숙군 등지에서도 질병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 고열로 인한 질병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파라티푸스 환자가 많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의 수인성 질병은 지난 8월 홍수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는 600mm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으며 인근 지역인 양강도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북한은 상하수도 시설이 좋지 않아 폭우가 쏟아진 이후 수인성 질병이 유행해왔다. 북한 당국이 폭우 이후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백신을 투여하는 선제 조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질병 창궐을 막지 못한 모습이다. 이에 백신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북한의 제약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신의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소식통은 “주사에도 질병이 발생한 이유를 정부와 의료기관들에서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은) 그저 질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를 하루 3번 이상 하라고 주민들에게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또한 이상 증상이 있으면 해당 지역병원 진료 후 격리나 처방을 떼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주민들도 제대로 먹지 못해 병에 걸렸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만다”고 말했다.

의료시스템 붕괴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북한 주민들은 제대로 된 치료나 처방을 받지 못하고 잇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병에 걸리면 스스로 시장에 약을 구해 자체 치료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국경 봉쇄로 북한 내 의약품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치료제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대체로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고 있다”면서 “질병 치료에 필요한 약은 최근 들어 시장에서도 사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개인의 면역력에 의해 병 완치를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현재도 치료받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