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순 태풍과 폭우로 평안남도 온천군 안석간석지에서 제방이 무너지고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농경지가 바닷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안석간석지는 2017년 5월에 착공돼 3년 4개월 만인 2020년 9월에 준공됐으며, 평안남도 온천군 안석리에서 은덕리와 석치리 3개 리에 면한 서해 바닷가에 약 4㎞거리에 걸쳐서 조성됐다. 준공 당시 북한 노동신문에서는 “수십만㎡의 장석공사 등을 통해 방조제를 쌓고 대자연 개조사업으로 조성한 자랑찬 노력적 성과”라고 치적으로 자랑하던 것이다. 이후 간석지를 매립하여 농경지를 조성하고 올해는 모를 심고 논으로 가꾼 것인데, 이번 여름 태풍과 폭우로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입어 손실이 제법 커 보인다.
유럽우주청(ESA)이 운영하는 센티넬-2B 위성이 지난 8월 18일 촬영한 아래 위성영상(해상도 10m)을 살펴보면, 간석지 남단 중앙에 100m 길이로 제방이 무너진 것이 식별된다. 이어서 바닷물이 역류하고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2.3배인 657ha의 농경지가 소금물에 잠기면서 다시 푸른 바다로 바뀌고 말았다.
침수된 이곳 657ha의 농경지에서 올해는 물론이고 몇 년간 농사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단 염분의 바닷물에 잠겼었기 때문에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고 물이 빠진다 해도 소금기를 제거하려면 몇 년은 족히 걸려야 할 것이다. 북한이 가뜩이나 식량 부족으로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보다 앞선 8월 중순에는 강원도 안변군 오계리에서도 태풍과 폭우로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는데, 북한이 동부와 서부 양쪽에서 동시에 장마철 재해를 당해 이번 여름 지도자의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인다. 김정은의 진노가 컸다고 전해진다.
강원도 안변군 농경지 침수 피해는 구름이 많아 위성영상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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