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훈련에 코로나 의진자 속출… “격리도 치료도 못한다”

소식통 “병상 부족에 외과병동 폐쇄하거나 임시 건물 세우기도...의료진도 부족”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의 한 초소(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북한군이 지난 1일 동기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의진자) 수가 급속히 늘고 있어 연일 비상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8일 데일리NK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총참모부, 총정치국은 훈련 첫날 구분대별 격리자수를 통보하면서 위생방역사업 강화를 지시했다. 또한 8차 당 대회 전(前) 별탈 없어야 한다면서 한 명의 확진자도 없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자강도(위원, 자성, 만포), 함경북도(회령, 온성), 평안북도(신의주, 의주, 룡천, 삭주) 양강도(혜산, 보천, 대홍단, 삼지연, 후창) 등 북중 국경 지역 부대들에서는 군의소가 발열 상태를 지속 체크하도록 했다.

이는 강력한 국경봉쇄를 지속하면서 최근 초특급 방역에 돌입한 북한이 훈련차 집단생활에 진입한 전군(全軍)에 방역 관리 강화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그러나 1일부터 8군단(평안북도 염주군)의 경우 군인들 사이에서 발열 및 호흡기 질환 환자가 지속 나오고 있어, 지구별 격리시설에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다른 군단도 상황이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즉, 코로나19 의진자로 진단 시 즉시 후송·격리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병상이 부족해 군의국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북한 軍 코로나 의심 누적 격리자 5만 5천명 육박)

소식통은 “병동도 모자라는데 군의(군의관), 간호원(간호사)도 현재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발열자 증가 속도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에 빠진 셈”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군의국에서는 지구별 격리시설에 호송하지 말고 군단(사령부)급 격리병동을 확충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긴급 지시에 각 군단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군단 병원의 외과 병동을 폐쇄하고 여기에 격리자들을 수용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입원해 있던 모든 환자를 내과 병동으로 이동시켰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격리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외부에 임시 건물을 세우고 이곳에 의진자를 몰아넣는 안타까운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격리 군인들 처지에서는 엄동설한에 고열과 한파를 동시에 이겨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격리 군인들은 정확한 진단과 약 처방 없이 무작정 ‘견디고’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소식통은 “전날 밤까지 옆에서 자고 있던 병사가 다음 날 싸늘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군인들은 ‘나도 언제 주검으로 나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고향이나 부모에게 편지 한 장조차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