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봉쇄 후 北 선교 활동도 위기…성경책 반입사업 사실상 중단

본지 취재 결과 성경책을 가지고 있다가 발각돼 보위부에 체포된 함경남도 신포의 여성 주민이 지난 3월 비공개 실내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pixabay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목적으로 국경을 봉쇄한 지 10개월이 지난 가운데, 국경 차단 이후 기독교 단체들의 성경책 북한 반입 활동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북한선교단체 대표는 10일 데일리NK에 “성경책이나 종교 책자, 쌀 등을 북한으로 보내는 사업은 코로나 국경 봉쇄 이후 잘 안 되고 있다”면서 “사람이나 밀수를 통해 성경을 보냈는데, 지금은 그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이라고 말했다.

‘바닷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북한에 쌀과 성경책을 발송하는 활동을 했던 북한선교 국제단체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NGI)도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히면서 이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탈북 청소년들의 정착과 영어 교육을 지원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선교단체들은 실제 성경책이나 물품을 반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화나 문자를 통해 성경이나 설교 내용을 보내는 등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단체 대표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전화로 직접 성경 말씀을 전하는 1:1 선교 활동이 많아졌다”면서 “물론 코로나 이전부터 이런 활동은 있었지만 그 회수와 사례가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모금을 통한 북한에 물품을 지원하는 일을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개인이 전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기독교 교리를 전하는 식으로 활동 방향이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북한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종교에 대한 북한 주민의 갈망은 지속 커지고 있다고 한다. 기독교 교리를 전할 때 북한 주민들이 과거보다 빨리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북한 주민이 성경책을 요구하는 일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선교단체 대표는 “최근 북한 주민들이 ‘상황이 어렵지만 끼니는 굶지 않게 해주시니 감사하다’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신과 종교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북한 사람들이 감사, 기도 이런 단어를 말로 한다는 게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기독교 교리를 받아들인 북한 주민들은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가족들끼리 비밀리에 기도 모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최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에 북한을 포함시켰다. 특별우려국은 종교자유를 지속적, 제도적으로 위반하는 나라에 대해 지정되는데 북한은 19년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종교의 자유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자 자유 사회가 번창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