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칼럼] 평양곡산공장 사탕 포장지에 그려진 짝퉁 헬로키티

평양곡산공장에서 생산한 ‘딸기향 크림속사탕’ 포장지.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평양곡산공장>은 북한에서 사탕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공장이다. 지난 2016년 6월 16일 김정은은 이 공장을 현지지도했다. 북한 매체는 “공화국(북한)의 평양곡산공장에서는 새로운 생산공정을 완비하고 영양가 높은 식료품들을 생산하여 인민생활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2020년 5월 5일 노동신문은 <평양곡산공장>의 현대화공정을 소개하며, “과학기술을 앞세워 생산공정의 기술 개조를 다그쳐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은하수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필자가 서해5도에서 주운 북한 상품 쓰레기 중에는 평양곡산공장에서 생산한 사탕 포장지도 있다. 주목할 점은 포장지에 화려한 색상과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는 점이다. 포장지의 캐릭터 디자인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바로 ‘딸기향 크림속사탕’ 제품의 ‘헬로키티’를 닮은 디자인이다.

북한 역시 산업미술에 대한 강조는 상품별 ‘상표도안’과 함께 ‘캐릭터’를 삽입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자본주의 양식처럼 화려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라기보다 상품을 연상케 하는 직관적인형태의 캐릭터 도안이 많다. 특히 북한 당국은 현재 자력갱생과 국산품 애용을 강조하면서 ‘우리식 캐릭터’ 도안을 강조한다. 2021년 3월 10일 로동신문 기사에 따르면 “우리의 것을 더 많이, 더 좋게, 더 빨리 창조하는 데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보람이 있으며 자급자족하는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식의 캐릭터를 강조하면서 정작 상품 포장지에는 헬로키티 디자인을 베꼈다. 포장지 디자인 하나만으로 봐도 왜 북한이 고립된 채 살아갈 수 없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발은 여기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고 외쳐대지만, 현실적으로 모순일 수밖에 없다. 개혁개방이 아닌 고립으로는 절대 세계를 볼 수 없다. 짝퉁 헬로키티를 그려 넣고 마치 자신들이 창조한 디자인인 것처럼 선전하는 위선과 거짓이 바로 지금의 북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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