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달러 환율, 또 6000원대로… “무역 재개 기대감 ‘뚝'”

소식통 "와크 허가 움직임도 없어"...큰 변수 없는 한 현 상황 유지될 듯

달러
미국 100달러 짜리 지폐. /사진=pixabay

이달 초중순 소폭 상승세를 보였던 북한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하면서 6000원대에 진입했다.

데일리NK 소식통을 통해 31일 확인된 북한 원·달러 환율은 평양 6670원으로 약 2주만에 또 다시 6000원대로 하락한 것이다. 

지난 12일 기준 평양 달러 환율은 7150원으로, 11월 28일 확인된 6500원보다 10%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 중순 이후 현재까지 북한 환율은 6000원 중반대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4일을 기준으로 1달러당 북한돈은 신의주(평안북도) 6500원, 혜산(양강도) 6900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위안화의 경우 31일 기준으로 평양에서 91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중순 1100원대에서 11월 말 840원으로 하락한 후 800원대를 유지하던 위안화 환율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달러 환율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하락한 건 무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초로 예정돼 있는 노동당 8차 대회 이후에는 폐쇄됐던 국경이 일부 개방되고 무역도 허용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무역 재개를 의미하는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 소식통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년 초 무역이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퍼져 있었는데 당대회가 가까워 오는데도 움직임이 없다”면서 “와크(무역허가증) 허가를 확대하겠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실제로 와크를 내주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행정적인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적어도 한 달 이내에 무역이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오히려 최근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북중 국경지역에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되는 등 오히려 국경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밀수는 물론이고 국경지역에서 사전에 허가 받지 않은 활동을 할 경우 중형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달 초 환율이 떨어졌을 때 달러를 사 놓으려던 일부 사람들도 현재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20일 넘어가면서부터는 (달러를) 요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돈데꼬(환전상)들도 외화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환전상들은 집단적으로 달러 환전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도 환전상 간의 일종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독단적으로 환율을 올리거나 내리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원칙이지만 최근에는 달러를 팔지 않기로 일종의 담합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환전상들의 집단행동 이면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늦어도 내년 중순에는 무역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무역이 열린다는 소문만 돌아도 환율은 오르겠지만 새로운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현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