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80일 전투’ 기간 강철공장서 고철 수매한다는데…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20일 공개한 ’80일 전투’ 선전화.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최근 ‘80일 전투’ 과제로 주민들에게 파고철 수집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대별 파고철 과제를 내리면서 수행 못할 시 현금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2일 무산군 인민위원회에서는 군 안의 인민반들에 파고철 수집 지시를 포치했다”면서 “이에 따라 인민반들에서는 세대별 10키로(kg)의 파고철 수집 과제를 하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세대별 파고철 수집은 보통 2키로 정도였다”면서 “그러나 ‘80일 전투를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구호를 내세우며 세배별 과제가 10키로로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해마다 주민들에 ‘사회주의 강철전선에 더 많은 파철을 보내자’며 파철 수집 사업을 다그쳐 왔다. 이에 따라 가정 집기를 뜯어가는 일도 발생하곤 했고, 당국은 아예 돈으로 내는 방안도 고안하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돈까지 내지 않으면 10일간의 단련대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으름장에 결국 파고철 1kg에 현금 500원씩 환산해서 내는 주민들도 있다”면서 “또는 강철공장에 가서 자체로 고철을 수매하고 수매증을 받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공포 분위기 조성에 1세대당 5000원을 상납하고 있다는 것으로, 한 인민반을 20세대로 가정했을 때 10만 원이라는 자금이 모아지게 된다. 한 개 동(洞)에 50개의 인민반이 모여 있다고 가정하면 500만 원이 당국의 수중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소식통은 “이 같은 돈이 (수해) 피해복구에 쓰인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면서 “10프로(%)만 상부에 보내고 나머지 금액은 여기 간부들의 호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수십년간 당국의 파고철 수매사업 정책으로 이제는 파고철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면서 “인민위원회는 이런 실태를 알면서도 파고철 수매사업을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과 연관 지어 주민들을 쥐여 짜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