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창화력발전소 노후화로 정전…김정은 보도 시청 제한돼 ‘발칵’

북창화력발전소
평안남도 북창군 북창읍에 위치한 북창화력발전연합기업소. /사진=노동신문 캡처

평안남도 북창군에 있는 북창화력발전소의 설비 노후화로 최근 태풍 상륙을 전후해 두 차례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보도를 볼 수 없게 되자 북한 당국은 이를 정치적인 문제로 여기고 검열분과를 조직해 발전소에 파견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태풍 기간에 연속적인 정전사고가 발생해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황해남도 태풍피해지역 현지지도 보도를 주민들이 시청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에 북창화력발전소에 사고 조사 검열분과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창화력발전소는 노후화로 인해 8월에만 14차례의 정전 사태가 빚어졌는데, 최근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장면을 보도하는 시간에 하필 정전이 일어나면서 이 일이 문제로 제기돼 상부에까지 보고됐다.

이에 현재 검열분과가 현장에 내려와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면서 내부 검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동지께서 황해남도의 태풍피해 지역을 돌아보시며 피해 상황을 요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제8호 태풍 ‘바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황해남도의 피해현장들을 돌아보고 특히 수확고 감소 등 농업 부문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화력발전소의 설비들이 당장 교체해야 할 정도로 낡은 데다 발전소의 화학 직장 탈염수 속 재료에서도 약간의 결함이 있어 원수님 현지지도 보도 전날 이미 5대의 대형 변압기가 타버린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번 사고를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다뤄 현장기술자들과 일꾼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우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주민들 대부분이 배터리를 이용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보도를 본 것으로 알려져 ‘혁명 임무에 대한 무책임성 문제’로 처리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한다.

다만 북한 당국은 무조건 전기를 보장해줘야 하는 혁명역사연구실과 사적지, 동상 등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북창화력발전소의 일꾼들은 이번 일로 사고 조사 검열분과까지 파견되자 진땀을 흘렸고,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 낡은 설비로 계속 평양시 일부와 평안남도의 주민 지대에 전기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발전소에서는 이미 전부터 낡은 설비를 교체해야 한다고 제기했지만, 그때마다 북한 당국은 우리 식으로 설비를 개조할 데 대한 방침을 내리면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발휘하자’는 일관된 선동만 해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현장에 내려와 있는 검열분과는 15일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일단 현재로서는 사고 원인 분석을 끝낸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이번 사고와 연관된 화력발전소 기술과 일부 일군(일꾼)들과 사고를 낸 직장들의 책임 있는 현장일군들을 교체하는 것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