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설’ 휩싸인 김주애…北 주민들 사이에 ‘4대 세습’ 소문

마음 맞는 사람끼리 은밀히 이야기 나눠…"이제는 노예로 살고 싶지 않다" 불만 토로하기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광천닭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올해 들어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민생·경제 분야 시찰에까지 동행하면서 ‘김주애 후계자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들도 김주애의 등장을 두고 후계, 세습에 대해 은밀하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에서 원수님(김 위원장)과 동행하는 자제분이 대를 이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소문의 정확한 근원지는 알 수 없지만, 올해 들어서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현장에 김주애가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서인지 주민들 속에서 4대 세습에 관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다만 주민들은 이 같은 소문에 ‘진짜 4대 세습으로 가는 것이냐’, ‘그럼 우리는 언제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문을 접한 한 주민은 ‘젊은 지도자가 나오면서 모두가 잘 사는 그런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정반대가 됐다. 부모·형제나 친척 집에 가는 것도 쉽지 않고 주민들은 갈수록 밥술 뜨기도 어려지는 생활난을 겪고 있다. 이런 삶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금껏 우리 백성들은 나라의 노예로 살아왔고 지금도 노예로 살고 있다. 이제는 노예로 살고 싶지 않다. 우리도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가고 싶은 시간에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일한 만큼 대가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며 체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어떤 주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여자가 수령이 되면 대가 끊어지는 일인데 그건 절대로 이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를 이을 분(아들)은 지금쯤 어디서 지도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을 수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소문을 일축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나 김씨 일가에 대해 발언하거나 체제에 의견을 표하는 것은 심각한 정치적 사안으로 다뤄지는 민감한 행위다. 그래서 주민들은 정말 마음이 맞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인 자리에서만 아주 은밀하게 이런 이야기들을 나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전에는 이런 말들을 가족끼리나 했지만 요새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도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그만큼 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