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호된 질책’에 일부 평양종합병원 건설 책임자 즉각 교체

건설연합상무 3개 부서장 현지지도 당일 바뀌어…리만건은 자재보장 총책에서 철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대동강구역 소재) 건설 현장을 방문해 경제조직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휘부 교체를 지시한 뒤 곧바로 건설연합상무 내 3개 부(部)의 책임자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내각과 군으로 조직된 평양종합병원건설연합상무에는 12개 부가 있는데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다녀가신 뒤 이중 3개 부의 책임일군(일꾼)들이 교체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적을 받은 3개 부서는 ▲종합조직계획부 ▲건축시공부 ▲기술감독부로, 이곳의 책임자 3명은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 나선 당일 바로 교체됐다.

먼저 ‘종합조직계획부’는 건설 기일과 인원, 자재, 당자금, 시공에서의 기술적 문제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조직사업과 계획을 막무가내로, 주먹치기로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건축시공부’는 새로운 시공법을 받아들여 공사 기일을 다그치는 창의적인 방법 없이 뭉개기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초기보다 공사의 질과 속도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다뤄졌다.

또 ‘기술감독부’는 건설 기재와 현장 인원에 맞는 동시다발적인 시공 기술을 공사 단계마다 제시해 현장을 이끌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공사가 엉망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종합조직계획부장(1명 → 2명)은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과 재정성 부장이 맡게 됐으며, 건축시공부장은 근위여단 시공설계부장, 기술감독부장은 건설건재공업성 부장으로 각각 교체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새로 부름을 받은 이들 4명은 내각과 군이 추천한 해당 부문의 전문가들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건설연합상무가 자재보장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으며,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 해서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건축 자재가 잘 보장되고 있음에도 현장 지휘부가 공정에 따라 자재를 배치하고 조율하는 등의 조직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미 올라갔어야 할 건물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질타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당간부양성기지의 부정부패 사건으로 해임된 리만건이 평양종합병원 건설 자재를 보장하는 총책임자에 지목됐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해임된 리만건, 김정은 ‘지적’에 평양종합병원 자재 총책임자로)

리만건은 이후 지방의 군수공장 등 생산단위들을 돌면서 자재가 딸리지 않게 하는 데 힘을 기울였고, 이에 따라 큼직한 건축 자재들이 그런대로 잘 보장돼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현지지도 당시인 19일에도 리만건은 지방의 군수공장에 있었는데, 김 위원장은 그런 리만건을 치하하면서 그를 자재보장 총책임자에서 철수시키고 앞으로는 내각 부총리가 리만건이 닦아놓은 대로 직접 자재보장 사업을 챙기라고 짚어 말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평양종합병원 완공 기일이 두 달여가량 남은 현재, 건설자들 속에서는 “10월 10일 전에 까무러쳤다가 깨도 100% 완공은 못 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건설자들은 당의 방침과 노선, 인민복무 사상은 현명하고 국가가 총집중 지원도 해주었으나, 실무일군들의 잘못이 커서 완공 못 했다는 것으로 할 수 있다는 걱정에 현지지도를 달갑게 안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이번 원수님 현지지도는 갑작스레 이뤄진 것으로 행사총국 무장 인원들과 안전부, 보위부가 공사장과 주변을 모두 봉쇄한 채 1호 행사를 진행했다”며 “건설자들과 동원 인원들은 당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건물 내 병실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가 행사가 끝난 뒤인 오후 2시부터 작업을 재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