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북한 산림 늘고, 남한 산림 줄고

4월 초 Global Forest Watch(세계산림감시)가 남북한 산림이 지난 23년간 해마다 얼마나 줄었는가에 대해 연간 통계 그래프와 함께 실상을 공개했다. 세계산림감시는 World Resources Institute(세계자원연구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이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산림 감소실태에 대해 2001년부터 연도별, 국가별, 나아가 행정구역별로 매년 봄이면 공개한다. 환경 보존의 중요성과 산림 훼손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이번 공개된 세계산림감시 자료에 필자가 연구한 자료를 덧붙여 남북한 산림 현황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세계산림감시 자료로 살펴본 남북 산림변화

Global Forest Watch(세계산림감시)가 공개한 지난 23년간 남북한 산림감소 현황. 남한이 북한보다 더 많은 산림감소율(남 6.3%. 북 5.4%)을 보인다. 특히, 남한에서는 2021년 한 해를 빼고 2016년부터 2만ha 이상씩 대규모 산림벌채가 자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Global Forest Watch

세계산림감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3년까지 23년간 북한 산림은 28만 1000ha가 줄어들어 연간 5.4%씩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 반면, 남한 산림은 23년간 33만 6000ha, 연간 6.3%씩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남한이 북한보다 더 많은 산림이 그리고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세계산림감시 자료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랜샛위성영상(해상도 30m)을 이용하여 연도별로 변화를 심층 분석해서 파악한 결과를 인용한 것인데, 산림이 감소한 통계를 국가별로 분홍색 막대그래프로 도시한 것이다. 어느 국가든 분홍색 막대그래프로 표현될 수 있어 산림이 항상 감소하는 것으로 비추어지고 오해 유발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세계 산림과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경종을 울리려는 연구 단체의 노력만큼은 높이 사줄 만하다고 평가된다.

여기서 잠깐 ‘산림’이라는 용어 정의에 대해 짧게 보충 설명하고 넘어가야겠다. 세계산림감시는 산림을 ‘forest’가 아닌 ‘tree cover’라고 기술했는데, 올바로 표현한 것이다. 위성영상으로 분석할 때 산림은 ‘tree cover’가 맞는 표현이다. 위성영상에서는 과수원 과수림이나 도시 가로수림 등 나무가 덮여 있는 지표(tree cover)는 모두 산림으로 분류된다. 즉, 과수원은 토지이용(land use) 측면에서 볼 때 산림지대가 아니고 농업용지가 되는 것이고, 가로수림은 도시 주거지(urban residential area)에 속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일반인들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토지이용 개념 구분 없이 통틀어서 산림(forest)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세계산림감시는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산림을 tree cover라는 표현을 써서 용어 사용에 정확성을 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산림감시 자료와 별도로 필자가 미국 지질조사국(USGS)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MODIS 위성자료를 이용해서 남북한 산림변화에 대해 직접 분석하고 비교해보았다.

MODIS 자료로 분석한 남북 산림변화

미국 지질조사국(USGS) 제공 MODIS 위성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남북한 22년간 산림변화. 북한이 국토녹화 10개년 사업을 시작한 2015년부터 연평균 0.8%씩 산림이 증가하는 성과를 보인 데 반해 남한 산림은 2001년 이래 연간 0.2%씩 지속 훼손되고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MODIS 위성자료

MODIS 영상분석 결과, 북한 산림은 2001년~2015년까지 연간 0.8%씩 감소하다가 2015년을 기점으로 반등하여 연간 다시 0.8%씩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남한 산림은 유감스럽게도 2001년 이래 줄어들고 있는데, 연간 0.2%씩(1만 6100ha/년) 어찌 된 영문인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다. 남북한 산림변화 그래프를 보면, 북한 산림이 문제가 아니라 어찌 된 게 남한 산림이 더 걱정스러워 보인다.

이제 남북 산림변화에 대해 구글어스 영상을 이용해서 주요 변화지역을 탐색하고, 현실태를 남북한 한곳씩 사례로 확인해보았다.

북한 산림녹화 성과: 비탈 황폐지 조림 복구(평양 샛마을)

평양 샛마을 뒷동산 비탈지 황폐사면 일부에 나무를 심어 복구했다. /사진=구글어스

평양시 샛마을에서 국토 녹화사업 일환으로 맨바닥이 빤질빤질 드러난 민둥산 황폐지 비탈사면에 조림()을 했고, 나무들이 싱싱한 푸르름을 뽐내면서 보기 좋게 자라고 있다.

북한 산림에 관해 필자가 2023년 하반기에 실시한 ‘통일과나눔’ 연구과제에서 파악한 바로는 북한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산림복구 10개년 전투’라고 불리는 국토 녹화사업을 진행 해오고 있다. 연구에서 북한 산림은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85만 3000ha 산림을 조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10년간 조성코자 세운 목표치인 산림 168만ha에 비하면 8년간 이룬 성과가 전체의 51%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며, 목표 대비 진행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진행으론 산림복구 전투 마감 연도인 올해 2024년까지 북한이 목표를 100%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 산림 훼손 사례: 태양광 패널 설치(충남 금산군 금성면 도곡리)

충청남도 금산군 금성면 도곡리에서 산림 2.84ha가 잘려 나갔고, 그 자리에 태양광 패널이 들어섰다. /사진=구글어스

구글어스 영상에서 남한 산림변화를 살피던 중 산림이 대규모로 무참히 잘려 나가고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곳이 여러 군데 발견되어 눈길을 끌었다. 남한에 상당히 많은 곳에서 전국에 걸쳐 많은 산림이 베어졌고 또한, 일부 몇 곳이 태양광 패널로 뒤덮인 실로 안타까운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자유일보(2022년 9월 18일자)에 따르면, 탈원전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표방한 지난 정부에서 태양광 지원 사업으로 26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잘려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나이스 자료에서는 2019년 8월 당시 전국 3만 4825개소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번 위성영상을 이용한 연구분석에서 북한 산림은 늘고, 남한 산림은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 우리는 한가하게 북한 산림 황폐화를 걱정할 때가 아닌 듯싶다. 어찌 된 연유인지, 우리 코가 석 자인 것 같다. 이제라도 남한 산림 관계 당국의 뼈를 깎는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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