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평양 중심부 낙후지역 재개발…‘수도 면모 일신’ 노린다

고해상 위성사진으로 평양시 선교구역 등메동과 모란봉구역 월향동 등 낙후지역 일대의 현재 실상을 자세히 살펴봤다. 이 지역들은 화려한 평양 중심가 이면에 감춰진 대표적인 미개발 구역들이다. 선교구역 등메동은 오래된 단층 주택들이 빈틈없이 밀집한 가운데 대형 공장 부지와 창고가 주거지와 복잡하게 뒤엉켜 있어 전반적인 생활 인프라가 매우 취약한 실상이다. 모란봉구역 월향동 역시 인근의 개선문 로터리와 김일성경기장 등 잘 정돈된 중심가 도로변과는 대조적으로, 한 블록 뒤편 동네 내부에는 빛바랜 단층집과 낡은 저층 아파트들이 멈춰 선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이 두 지역을 대상으로 ‘수도권 내 낙후지역 개변 사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평양 중심부의 취약한 주거 환경을 철거·재개발하여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려는 뚜렷한 의도가 있다. 최근 완공된 화성거리나 송화거리 같은 화려한 신도시형 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중심부 내부의 낙후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려는 계획이다. 북한은 평양 한복판의 눈엣가시 같은 오래된 주거 구역들을 정리함으로써, 김정은 시대의 현대적인 수도 건설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수도의 면모를 일신’하려는 정치적·도시 계획적 목표를 가지고 이번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평양시 선교구역 등메동 일대 시설 현황

평양시 선교구역 등메동 일대는 낡은 단층 주택들이 빈틈없이 밀집한 주거지와 대형 공장·창고 등 산업 시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어 전반적인 인프라가 낙후된 실상이다. /사진=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통해 살펴본 평양시 선교구역 등메동 일대는 현대적인 도시 계획보다는 과거의 오래된 주거 형태와 산업 시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형적인 낙후지역의 모습이다. 우선 동네 중심부를 기준으로 좌측 하단과 우측 상단 지역에는 낡고 오래된 단층 주택들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다. 지붕들이 빈틈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미로처럼 얽힌 옛날식 골목길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아파트 단지와 같은 계획적인 주거 환경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등메동 중심부 주변과 우측 하단 지역을 중심으로는 대형 공장 부지와 창고 형태의 긴 건물들이 주거지와 분리되지 않은 채 혼재되어 있다. 이처럼 살기 위한 집과 일하는 산업 시설이 한데 뒤섞여 있어 동네 전체가 다소 정돈되지 않고 어수선한 인상을 준다. 지역 전체를 살펴보아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 공간이나 시원하게 뚫린 넓은 도로망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래된 집들이 좁은 구역에 밀집해 있는 만큼, 도로 교통은 물론 상하수도 같은 기본적인 생활 기반시설(인프라)이 매우 취약하고 낙후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평양시 모란봉구역 월향동 일대 시설 현황

평양시 모란봉구역 월향동 일대는 개선문 로터리와 김일성경기장 등 잘 정돈된 중심가 도로변과 달리, 한 블록 뒤편 동네 내부에 빛바랜 단층집과 낡은 저층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는 대표적인 미개발 구역의 실상을 보여준다. /사진=구글어스

평양시 모란봉구역 월향동 일대는 화려하고 잘 정돈된 도시 중심가와 그 바로 뒤편에 감춰진 낙후된 주거지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우선 위성사진 우측과 하단을 보면 거대한 회전교차로(개선문 로터리)와 김일성경기장 같은 대형 랜드마크 시설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시원하게 뻗은 넓은 도로망이 잘 닦여 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평양의 핵심 중심지로서 현대적인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큰 도로변과 로터리를 벗어나 월향동 중심부와 그 위쪽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주변의 크고 번화한 건물들과 달리, 동네 안쪽에는 빛바랜 단층집들과 오래된 저층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밀집 노후 단층 주거지’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처럼 잘 정돈된 큰길 바로 뒷골목인 월향동 내부는 여전히 개발되지 못한 채 과거의 낡은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깨끗하고 발전된 수도 평양’의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해서, 도시 미관상 가장 먼저 재개발이나 정리를 하고 싶어 했을 법한 대표적인 미개발 구역으로 판단된다.

평양 중심부 낙후지역 개변 사업의 의도와 계획

북한 당국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히 낡은 집을 고치는 수준을 넘어, 김정은 시대의 수도 건설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정치적·도시 계획적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수도권 내 낙후지역 개변 사업’ 또는 ‘등메·월향동 지구 살림집 건설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개발 대상이 된 등메동과 월향동 일대는 평양의 중심 생활권에 속해 있지만, 오래된 단층집과 낡은 저층 아파트가 빽빽하게 밀집해 있어 주거 환경이 매우 취약한 곳들이다. 최근 평양에 화성거리, 송화거리, 전위거리 같은 화려한 신도시형 거리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이 중심부 지역들의 낙후된 모습이 더욱 도드라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평양 외곽의 신도시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도시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오래된 주거 구역을 대대적으로 정리하여 ‘수도의 면모를 새롭게 일신(도시 이미지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즉, 평양 중심부의 미관을 해치는 눈엣가시 같은 낙후지역을 대대적으로 철거하고 재개발함으로써 수도 전체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바꾸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과거 2020년 무렵 거론됐던 ‘김정숙거리’ 계획과 일정 부분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평양 중심구역에 상징적 거리를 조성하고, 김정숙 관련 명칭과 선전 구호를 결합하는 방식의 구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8차 당대회 때 ‘살림집 선물’ 내거나?…김정은 “건설총계획도 마련” 지시)

그러나 현재 추진되는 사업은 과거의 ‘김정숙거리’ 명칭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보다 실용적인 도시재개발 방식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인 자료에서 특정 혁명 업적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수도권 내 낙후지역 개변, 살림집 건설,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 당국이 최근 강조해 온 김정은 시대의 건설 담론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혁명 사적지식 명칭 부여보다는, 김정은 시대의 핵심 통치 구호인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수도 건설 성과’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선전 방향이 조정된 셈이다.

결국 이번 사업은 ‘김정숙거리’라는 과거식 우상화 명칭보다, 김정은 시대의 도시 현대화 성과를 보여주는 쪽으로 성격이 재편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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