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압록강, 대동강, 청천강 등 주요 강하천 유역에서 대형 준설선과 장비를 동원해 지형을 바꿀 만큼 골재 채취 공사를 크게 벌이고 있다. 위성사진을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압록강 위화도 북쪽의 4.3ha 무인도는 6년 만에 임시 도로와 준설기들에 의해 깎여나가 조각난 모래톱으로 해체되었다. 대동강의 4.0ha 두단섬은 10여 대의 채취선이 투입되어 약 14년 만에 수면 아래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무인도 소멸 과정이 뚜렷이 확인되었다. 청천강 유역에서는 넓은 부지에 밭고랑 형태의 빗살무늬 공사 흔적과 에메랄드빛 인공 웅덩이들이 광범위하게 포착된다. 낮아진 수위를 틈타 하천 생태계를 재편할 정도의 국책 기획 공사가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북한이 자연 지형을 변형해가며 모래와 자갈을 파내는 것은 내부의 폭발적인 건설 수요를 충족하고 외화를 확보하기 위한 복합적인 생존 전략에 따른 것이다. 채취된 골재들은 신의주온실종합농장, 평양시 5만 세대 아파트,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른 시·군별 지방공업공장 등 대형 국책 건설 현장에 필수 자재로 집중 투입된다. 여름철 홍수를 예방하는 하천 준설 효과도 겸한다. 동시에 북한은 대중국 밀수출을 통해 고부가가치 외화벌이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모래와 자갈 등 토석류의 해외 판매를 전면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제2397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불법 무역이며, 국제사회의 엄격한 감시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압록강 무인도 해체와 지형 변화

2019년 9월 위성사진을 보면 위화도 북쪽 압록강 한가운데에 면적 4.3ha에 달하는 파릇파릇하고 길쭉한 무인도가 뚜렷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에는 섬 주변으로 준설선 한 대가 접근하면서 작업을 시작하는 단계였으나, 6년이 지난 2025년 5월에는 섬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해체되어 물 위로 조각난 모래톱 흔적만 겨우 남게 되었다. 위성사진에서 준설기가 4대로 늘어난 것이 식별된다. 위화도 본섬에서 무인도까지 길게 임시 작업 도로(둑)를 쌓아 올려 양방향에서 섬을 통째로 깎아내는 등 공사 방식이 공격적이고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하천 지형과 생태계를 바꿀 만큼 크게 진행된 압록강 변의 준설공사는 모래와 자갈 같은 골재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장비 이동과 운반 흔적을 볼 때, 채취된 골재들은 위화도 하단리에 위치한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 현장에 필수적인 자재로 실려 나가 집중 투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동강 유역 무인도 해체

2012년 10월 7일 위성사진을 보면 평양 대동강 한가운데에 면적 4.0ha 크기의 길쭉하고 온전한 형태를 지닌 ‘두단섬’이 경작지와 수목을 품은 채 평화롭게 자리 잡고 있었다. 2025년 6월 사진에서는 본격적인 해체 단계에 접어들어 섬 한가운데가 완전히 파여 나가 강물이 들이쳤고, 중심부에 대형 골재 채취선 3대와 반대편에 9대 등 총 12대에 달하는 대규모 장비가 동시다발적으로 붙어 섬을 무차별적으로 깎아내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2026년 5월 말 사진에 이르러서는 불과 1년 전까지 남아 있던 섬이 대동강 수면 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섬이 있던 자리가 깊은 강물로 완전히 덮이고 작은 흙더미 일부만 그루터기처럼 겨우 잠겨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14년 만에 멀쩡한 섬 하나가 지도상에서 완전히 지워진 것은 대동강 내 대규모 건설 자원 확보를 위해 장비를 집중 투입한 결과로 보인다. 위성사진의 시계열 분석을 통해, 온전했던 섬이 중심부터 파괴되고 소멸해 가는 ‘무인도 해체’ 과정이 고스란히 확인되었다. 북한이 하천 준설과 골재 채취를 위해 자연 지형을 공격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이다.
◆청천강 유역 골재 채취 준설공사

2026년 2월 17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 청천강 유역에서 겨울철 해빙기의 낮은 수위를 틈타 대대적인 골재 채취와 강바닥 준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노란색 점선 원으로 표시된 세 곳의 핵심 거점에는 일반 굴착기보다 작업 반경이 넓고 긴 팔을 가진 대형 굴착기 장비들이 배치되어 있다. 장비들은 물가에 고정된 채 깊은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대량으로 긁어모으는 중이다. 우측 상단에는 장비가 일렬로 길게 수로를 파 내려가며 이동한 흔적이, 아래 두 곳에는 물이 고인 웅덩이 가장자리에서 준설 작업을 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서 뚜렷이 식별된다.
광범위한 하천부지 전체에는 오랜 기간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채굴이 반복됐음을 보여주는 독특한 지형적 흔적들이 가득 차 있다. 장비 주변으로 밭고랑처럼 넓게 펼쳐진 무수한 ‘빗살무늬 패턴’은 대형 굴착기가 제자리에서 회전하며 퍼 올린 모래를 쌓아두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생긴 전형적인 공사 흔적이다. 좌측 일대에 에메랄드빛을 띠며 불규칙하게 생겨난 웅덩이들은 과거에 골재를 깊게 파낸 자리에 강물이나 지하수가 스며들어 형성된 잔재들이다. 골재 채취가 일시적인 행위가 아니라 하천 생태계와 지형을 바꿀 만큼 거대한 국책 기획 공사임을 선명하게 나타낸다.
◆북한의 강하천 골재 채취와 유엔 대북제재 위반
북한이 압록강, 대동강, 청천강 등 주요 강하천에서 대형 장비를 동원해 대규모로 모래와 자갈을 파내는 이유는 내부의 폭발적인 건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함이다. 현재 북한은 평양시 5만 세대 아파트 대단지 건설을 비롯해 김정은 정권의 핵심 국책 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른 시·군별 지방공업공장 건설 등 대형 공사를 동시다발적으로 강행하고 있다. 콘크리트의 필수 기초 자재인 골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은 수위가 낮아지는 겨울철과 해빙기를 틈타 전방위적인 강바닥 준설 작업을 통해 자재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강하천 골재는 유엔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북한이 비교적 쉽게 조달해 현금화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외화벌이 원천이기도 하다. 중국 동북 3성의 지속적인 개발로 모래 수요가 높은 점을 겨냥해, 북한은 압록강 무인도를 해체하는 등 공격적으로 채취한 골재를 중국 측에 밀수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매년 여름철 홍수로 강바닥에 급격히 쌓이는 토사를 파내어 주변 농경지와 도시의 침수를 막으려는 국토 관리 목적도 결합되어 있다. 북한으로서는 내수·외화·재해 방지를 모두 노린 복합적인 생존 전략으로 분석된다.
골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제2397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 무역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군사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모래와 자갈을 포함한 토석류의 해외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북한은 단속을 피해 공해상에서 배끼리 모래를 넘겨주는 ‘해상 환적’이나 위치 추적 장치(AIS)를 고의로 끄는 불법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과거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와 제재 회피 실태를 조사해 왔다.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종료된 현재는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북한의 제재 위반과 불법 수익 활동을 추적·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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