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10대 아이들이 과수밭에 들어가 자두와 복숭아를 따 먹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수밭 경비원들도 이를 모르지 않지만, 아이들을 붙잡아 크게 문제 삼기보다 그저 쫓아내는 정도로 대응하는 등 적당히 넘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15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복숭아와 추리(자두)가 제철을 맞으면서 과일군에서는 10대 아이들이 2~3명씩 무리 지어 과수밭에 들어가 과일을 따 먹거나 집으로 가져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과수밭 경비원들은 소리만 질러 내보낼 뿐 따라가 붙잡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일군은 사과를 중심으로 배, 복숭아, 포도, 감, 살구 등 다양한 과일을 생산하는 북한 과수업의 대표 중심지다. 이곳에서 나는 과일은 대부분 중앙기관 간부들과 평양 시민들에게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북한 당국은 생산량을 확보하고 생산물의 유출을 막고자 제대군인을 과수밭 경비에 배치하는 등 엄격히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경비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몰래 과일을 따 먹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과일을 따다 팔아 돈을 마련하려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며 “식량 가격을 비롯해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가정이 늘었고, 이제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과수밭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주로 경비가 느슨해지는 시간을 틈타 과수밭에 들어간다고 한다. 학교에 나갔다가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나와 과수밭으로 향하는데, 특히 경비원이나 농장원들이 점심을 먹는 낮 12시에서 1시 사이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아이들도 집안 형편을 잘 알기 때문에 부모에게 배고프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고, 대신 과수밭에 들어가 과일을 몰래 따 먹는다”며 “심지어 아직 제대로 여물지 않은 생강냉이(생옥수수)까지 훔쳐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비원들이 과일을 따 먹으러 과수밭에 들어온 아이들을 발견하고도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굶주림이 원인이라는 걸 아는 데다 아이들과 그 부모들이 받을 불이익까지 고려한 나름의 배려다.
붙잡아서 문제를 크게 키우면 아이들과 그 부모들까지 학교와 일터, 동네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거나 비판받을 수 있다는 것을 경비원들도 잘 알기 때문에 그저 소리만 질러 겁을 줘서 쫓아낼 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아이들이 많은 양의 과일을 가져가거나 수확에 지장을 줄 정도로 밭에 오래 머물면 경비원들도 잡으러 가는 시늉을 하는 식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제지한다고 한다. 과일 손실이 발생하면 경비 소홀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과수밭 농장원들도 아이들이 굶주림을 참다 못해 과일을 따 먹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동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수업 도중 교실을 빠져나가는 아이들이 있으면 담임 교사가 부모에게 이를 알리는데, 부모가 이유를 물으면 아이들은 대부분 ‘배가 고파서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 없다’고 답한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은 농장원들도 아이들을 탓하기보다는 오히려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른들은 배가 고프면 물이라도 마시며 버티지만, 한창 자라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니 아이들만큼은 배를 곯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