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위성으로 본 北 밀·보리 작황…평양 늘고 황남·평남 줄어

지난해와 올해 같은 날 촬영된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2 위성영상을 이용해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표본지 3곳(평양시 형제산구역, 황해남도 신천군, 평안남도 문덕군)의 봄밀·보리 재배 상황을 비교한 결과,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평양 형제산구역은 올해 27.1ha(28.5%)가 증가했지만, 황남 신천군은 28.3ha(19.9%) 감소했고, 평남 문덕군도 28.2ha(25.0%)가 줄었다. 세 지역 표본지 전체를 합하면, 봄밀·보리가 지난해 350ha에서 올해 320.6ha로 29.4ha가 감소해 전체적으로 8.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은 북한이 비료, 연료, 농약 등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관개 시설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황해남도와 평안남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지만, 올해 봄 가뭄과 저온 현상, 그리고 낡은 관개 시설의 영향으로 밀과 보리 재배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2021년 이후 밀·보리 재배를 적극 확대해 왔지만, 이번 위성분석 결과는 정책적 노력과 별개로 실제 재배 상황은 날씨와 지역별 농업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봄 북한의 밀·보리 작황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늘었지만, 주요 곡창지대에서 감소하여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평양시 형제산구역 표본지

지난해와 올해 같은 날 촬영된 센티넬-2 위성영상을 분석해 밀·보리 재배지를 노란색으로 표시한 결과, 평양시 형제산구역의 밀·보리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7.1ha 늘어 28.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센티넬-2B·2C 분석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 가운데 하나인 평양시 형제산구역 천남리 일대의 봄 밀·보리 재배 상황을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5월 4일과 2026년 5월 4일에 촬영된 센티넬-2 위성영상을 비교한 결과, 논과 밭 곳곳에 직사각형 형태로 고르게 분포한 녹색 식생이 확인된다. 이러한 규칙적인 모양은 자연적으로 자라는 잡풀이 아니라 사람이 계획적으로 심고 관리한 농작물의 특징이다. 북한에서는 밀과 보리를 주로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파종해 5월 말에서 6월 사이에 수확하므로, 5월 초에 넓게 나타나는 녹색 식생은 대부분 봄밀이나 보리로 판단할 수 있다.

분석에는 식생의 활력을 수치화하는 식생지수(NDVI) 기법을 활용했다. 식생지수는 식물이 얼마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값이 클수록 녹색 식생이 풍부하다는 의미이다. 위성영상에서 식생지수 값이 큰 지역을 추출한 뒤, 구름·그림자·잡음 등을 제거하는 보정 과정을 거쳐 실제 재배면적을 계산했다. 그 결과 형제산구역의 밀·보리 재배면적은 2025년 95.1ha에서 2026년 122.2ha로 27.1ha 증가했으며, 증가율은 28.5%에 달했다. 이는 북한이 식량 생산 확대를 위해 밀과 보리 재배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황해남도 신천군 표본지

올해 황해남도 신천군의 표본지 밀·보리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8.3ha 줄어들어 19.9% 감소한 것으로 위성영상 분석에서 나타났다. /출처=센티넬-2B·2C 분석

같은 방법으로 황해남도 신천군 신천읍 일대의 봄 밀·보리 재배 상황을 비교한 결과, 올해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5월 4일 영상에서는 밀과 보리 재배지가 142.1ha로 분석됐지만, 2026년 5월 4일 영상에서는 113.8ha로 줄어들어 28.3ha 감소했고, 감소율은 19.9%에 달했다.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가운데 하나인 신천군에서 올해 봄 밀·보리 재배 규모가 지난해보다 다소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평안남도 문덕군 표본지

평안남도 문덕군 표본지의 밀·보리 재배면적은 올해 84.6ha로, 지난해보다 28.2ha 줄어들어 25%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센티넬-2B·2C 분석

평안남도 문덕군 동림리 일대의 봄 밀·보리 재배 상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5월 4일 영상에서는 밀과 보리 재배지가 112.8ha로 파악됐지만, 2026년 5월 4일 영상에서는 84.6ha로 감소해 28.2ha가 줄었고, 감소율은 25%에 달했다. 북한의 주요 농업지역 가운데 하나인 문덕군에서도 올해 봄 밀·보리 재배 규모가 지난해보다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표본분석 종합 및 평가

지난해와 올해 같은 날 촬영된 센티넬-2 위성영상을 이용해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3곳을 표본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봄 밀·보리 재배면적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시 형제산구역은 지난해보다 밀·보리 재배가 늘었지만, 황해남도 신천군과 평안남도 문덕군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세 지역을 모두 합하면 지난해 350ha에서 올해 320.6ha로 29.4ha 감소했으며, 전체 감소율은 8.4%였다.

북한은 김정은이 2021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밀·보리 재배 확대와 종자 개량을 강조한 이후, 기존에 옥수수를 심던 밭을 밀과 보리 재배지로 바꾸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밀과 보리가 옥수수보다 반드시 생산성이 높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밀·보리 생산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지역별로는 재배면적이 늘어난 곳도 있고 줄어든 곳도 있다. 전체 재배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농민들의 노력 때문이라기보다 지역별 기상 조건과 국가의 지원 수준, 농업 기반 시설의 차이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평양 지역의 재배면적이 늘어난 것은 북한이 수도 주변 농지에 비료와 연료, 농약 등을 우선적으로 공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평양 인근은 관개 시설과 수로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어 봄철 가뭄이나 저온 현상이 발생해도 다른 지역보다 대응하기 쉬웠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황해남도와 평안남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지만, 올해 봄 가뭄과 기온 저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수 있다. 넓은 농경지에 비해 관개 시설이 낡아 있거나 관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기상 악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북한의 밀·보리 작황은 “날씨가 얼마나 좋았는가”와 “국가 지원이 어디에 집중되었는가”에 따라 지역별로 다른 결과를 보일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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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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