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달러 시장환율 사상 첫 7만원 돌파…식량 가격도 ‘출렁’

북중 간 무역 확대에 외화 수요 몰리고 선제 확보 심리까지 겹쳐…수입 유류·식료품 가격도 동반 상승

/그래픽=데일리NK

북한 시장에서 달러 환율이 2주 만에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쌀과 옥수수, 휘발유 등 주요 품목 가격까지 일제히 오르고 있다. 최근 북중 간 무역이 확대되면서 외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환율 상승을 부추겼고, 이 여파가 시장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7만 100원으로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9일 당시 환율(5만 4200원)과 비교할 때 29.3% 급등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이 모두 7만원을 넘어서는 등 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이 7만원을 넘어선 것은 본보가 북한 시장물가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처음이다.

달러보다는 상승 폭이 작으나 원·위안 시장환율도 큰 폭으로 올랐다. 12일 기준 신의주와 혜산의 원·위안 시장환율은 8530원, 8550원으로 2주 전보다 각각 12.4%, 12.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내에서 외화 환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은 북중 무역 확대에 따라 외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들어 북한은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대외경제성이 북중 합작회사인 ‘중앙물자교류상사’를 내세워 평양 화성지구 내 약 6만 8000㎡ 규모의 종합 상업단지를 조성 중이며, 이를 위한 국제 물류체계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북중 간 협력 사업이 활발해지는 조짐이 나타나자 북한 무역기관과 무역일꾼, 그리고 돈주들 사이에서 외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과의 거래에 필요한 외화 수요뿐만 아니라 선제적으로 외화를 사두려는 심리까지 맞물리면서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환율이 급등하면서 북한 시장의 수입품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수입품인 휘발유와 경유는 지난달 29일 평양 시장에서 1㎏에 5만 9700원, 5만 7800원에 판매됐는데, 이번 조사(12일)에서는 7만 7700원, 7만 2600원으로 각각 30.2%, 25.6% 뛰어올랐다.

유류 가격 상승률이 환율보다 높은 것은 중동 사태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북한이 수입하는 유류의 원가도 높아지고, 유류의 양도 줄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또 식용유나 설탕 같은 수입 식료품도 환율 상승에 따라 2주 전 조사 때보다 각각 25%, 29% 급등했다. 실제 12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식용유 1㎏은 8만 4100원, 설탕 1㎏은 8만 3900원에 거래됐다.

한편, 쌀과 옥수수 등 식량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12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3만 13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2만 5300원)보다 23.7% 뛰어올랐다. 신의주와 혜산의 시장에서도 쌀 가격이 3만 1000원대로 올라서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상태다.

또 12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의 가격은 9700원으로, 2주 전 조사 가격보다 1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옥수수 가격도 계속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쌀보다는 상승 폭이 작은 것으로 확인된다.

계절적 요인으로 북한 내 식량 생산이 저조한 데다 곡물 저장량도 부족해진 것이 현재 북한 식량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 식량 공급이 감소한 것도 북한 곡물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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