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노 칼럼] 북한, 무역은 열고 관광은 미적…방북 줄다리기?

중국국가철도그룹유한회사 국제협력부의 ‘중국과 조선(북한) 간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에 관한 공지’ 내용.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중단됐던 북중 간 철도와 항공 노선이 약 6년 만에 재개됐지만, 항공편은 재개 직후 다시 예약이 중단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련의 흐름을 종합하면 북한이 북중 무역 확대에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서도,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평양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출발한 국제 여객열차가 평양역에 도착했다. 북중 간 정기 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은 약 6년 만이다. 이어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도 3월 30일부터 베이징~평양 노선을 주 1회 운항하는 정기편을 재개했다. 이 역시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항공편 재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에어차이나 홈페이지에서는 4월 6일 베이징발 평양행 항공편 예약이 불가능한 상태로 나타났으며, 연합뉴스는 3일 해당 항공사가 4~5월 신규 예약 접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일본 정부 출신 인사는 필자에게 “북한이 아직 중국인 관광객 수용을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도 “2026년 4월 1일 기준 북한은 관광을 공식적으로 재개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이전 연간 약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며 중요한 외화 수입원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관광객을 통한 정보 유입과 확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 출신 인사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중국 관광객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수집해 시계열로 분석해왔다”며 “이를 통해 평양 내 고층 건물 건설 속도나 감시카메라 설치 확대 양상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건설 속도는 서방 기준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며, 정치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안전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 관광객의 특성도 북한 당국이 경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간 약 2000명 수준인 러시아 관광객과 달리 중국 관광객은 규모가 크고, 조선족 등 한국어(북한 입장에서는 조선어) 사용이 가능한 인원이 많아 북한 주민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외부 정보가 주민들에게 유입될 가능성을 북한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행사 취소에서도 드러난다. 북한은 이달 5일 개최 예정이던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를 돌연 취소하고 이를 중국 여행사 등에 통보했다. 최근 몇 년간 마라톤 참가자들이 셀카봉 등을 이용해 평양 시내를 촬영하는 모습이 확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측은 관계 정상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주북 중국대사관은 왕야쥔 대사가 철도 및 항공 재개 첫 편 도착 당시 평양 순안공항과 평양역을 찾아 승객들을 직접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언제든 인적 교류 확대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중국은 북한이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 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보고, 북중관계 복원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철도와 항공 재개 소식을 별도로 보도하지 않았으며, 당국 차원의 공식 환영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으로서는 대외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외면하기 어렵다. 실제 북중 간 운송 재개 역시 관광보다 무역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북중 소식통에 따르면 열차와 항공편 이용자 대부분은 정부 당국자나 무역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열차의 경우 약 10량 중 여객 차량은 2량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3월 30일 운항된 항공편 탑승객도 약 10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북한의 김광남 금속공업상은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철강 생산을 1.8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와의 군수 협력 지속 가능성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될 경우 북한 경제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동시에 김정은 총비서는 시장 통제 강화 등 개혁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내부 경제 활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중 간 철도·항공 재개는 북한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역시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추가 교류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은 러시아, 이란, 미국 등 국제 정세의 흐름을 고려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 신중히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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