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채취에 공장까지 뛰어들었다…치열한 확보 경쟁 벌어져

자체적으로 원료 확보하려 천막 치고 숙식하며 채취에 전력…그만큼 몫 줄어드는 주민들은 한숨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 산자락에 돋아난 두릅. /사진=데일리NK

봄철을 맞아 북한 전역에서 산나물 채취가 한창인 가운데, 일반 주민들에 이어 지역 식료공장 종업원들까지 조직적으로 채취 현장에 투입되면서 산이 치열한 확보 경쟁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동창군과 태천군, 창성군 등 주요 산간 지역에서는 식료공장 종업원들이 원료 확보를 위해 대거 산나물 채취에 동원되고 있다. 이들은 산기슭에 임시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해결하며 산나물 채취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투입된 종업원들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산에 올라 해 질 무렵까지 고사리, 두릅, 곰취 등 상품 가치가 높은 산나물은 물론 각종 식용 나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공장은 채취한 나물을 종류별로 분류해 건조거나 염장 처리하는 ‘가공조’까지 현장에서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는 전에 없는 이례적인 방식이라는 평가다.

소식통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에서 강조하는 지방발전 정책과 맞물려 지역 특산물을 원료로 확보하고 이를 상품화해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북한에서 봄철 산나물은 주민들의 부족한 식단을 보충하는 부식물인 동시에 외화벌이와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자원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매년 이맘때면 주민들이 산으로 몰려들었으나 올해는 공장 단위의 조직적인 가세로 산나물 채취 경쟁이 한층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는 북한 당국의 자력갱생 기조 아래 각 공장이 국가적 공급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원료를 확보해야 하는 압박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공장들의 ‘싹쓸이식’ 채취가 확대되면서 그동안 봄철 먹거리를 산나물에 의존해 온 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식생활 자원 확보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채취할 수 있는 양은 한정돼 있는데, 공장 사람들까지 산에 올라 산나물을 죄다 훑어가고 있으니 주민들이 채취할 몫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며 “주어진 시간 안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을 확보하려면 경쟁적으로 산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주민들이 집마다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더 일찍,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산나물을 캐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채취 경쟁이 치열해지니 주민들 속에서는 “올해는 산에 버리는 나물은 하나도 없겠다”라는 뼈 있는 농담마저 나올 정도라고 한다.

소식통은 “그동안 부족한 반찬을 이렇게 저렇게 산에 의지해서 해결해 왔는데 앞으로는 이것마저도 점점 더 어려워지겠다며 한숨을 내쉬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주민들은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산나물 채취가 먹는 문제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해 왔는지 비로소 실감하며 때아닌 재평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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