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상점 방문 보도에 “먹고 살기도 힘든데 개·고양이?”

TV에 나온 화성지구 봉사시설에 지방 주민들 이목 집중…평양의 발전상에 대해 감탄하는 주민들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개업을 앞둔 화성지구 4단계 구역의 여러 봉사시설을 둘러보시면서 운영준비 정형을 료해(파악)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화성지구 4단계 구역의 여러 봉사시설을 찾은 것과 관련, 지방 주민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에 주민들 사이에서 애완용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텔레비죤에서 원수님(김정은)의 가족과 중앙당 간부들이 화성지구 봉사시설을 둘러보시는 모습이 보도된 영향”이라고 전했다.

앞서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화성지구 4단계 구역의 여러 봉사시설을 돌아보며 운영 준비 정형(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도 TV를 통해 이 보도를 접했는데, 이 가운데 특히 애완동물 상점이 이목을 끌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크게 엇갈렸다.

우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고양이를 쓰다듬는 모습, ‘수의약품 생산’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에 주목하면서 동떨어진 세상으로 인식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반응을 보인 주민들은 실제로 “먹고 살기도 힘든데 개나 고양이에 신경 쓸 여유가 있겠느냐”, “사람 먹을 약도 부족한데 애완동물 약품이라니 이해하기 어렵다”, “저런 모습은 돈 많은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는 등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지방에서는 일부 형편이 나은 가정에서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가능하고, 생계 부담에 시달리는 대다수 주민에게는 애완동물이 사치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이번 보도가 주민들 속에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식량 가격을 비롯한 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완동물 관련 시설은 주민들의 실생활과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또 평양과 지방 간 격차에 대한 허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평양은 우리가 사는 곳과는 다른 세상 같다”, “우리는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생계를 유지할 생각뿐인데, 평양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키우고 먹이와 치료까지 고민한다니 그야말로 다른 나라 이야기 같다”는 토로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방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평양과의 생활 수준 격차를 체감해 왔다”며 “최근에는 직접 평양을 다녀온 주민들을 통해 평양의 생활 환경이 더욱 개선된 모습이 전해지기도 하는데, 오히려 지방은 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격차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주민들은 평양의 발전상에 놀라워하며 자부심을 느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주민들은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평양은 외국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외국 영화를 보면서 애완용 개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모습이 신기했는데, 이제는 그런 장면이 현실이 된 것 같다”라는 말을 하며 국가의 문명 수준이 높아진 것에 감탄했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관측됐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요즘은 원수님(김정은)께서 시찰하신 화성지구 봉사시설에 관한 이야기가 주민들의 주요 대화거리”라면서 “각자의 관심사와 형편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평양에 가게 되면 화성지구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해보고 싶다”, “어떤 악기들이 나오는지 궁금하고 직접 연주해 보고 싶다”는 등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우리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이다”, “결국 잘사는 사람들을 위해 건설된 곳”이라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방 사람들도 여유로운 생활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성지구 봉사시설 같은 곳들은 지방 주민들에게 ‘우리와는 맞지 않는’ 시설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Previous article산나물 채취에 공장까지 뛰어들었다…치열한 확보 경쟁 벌어져
Next article새로운 형태의 ‘8·3벌이’ 확산…노동자가 공장 생산품 직접 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