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형태의 ‘8·3벌이’ 확산…노동자가 공장 생산품 직접 유통

지방발전 정책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새로운 상납 구조 형성…사실상 판매 책임 전가라는 지적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월 25일 “구장군 지방공업공장들의 준공식이 전날(24일)에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에서 이른바 ‘8·3벌이’가 새로운 형태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추진으로 지방공장의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노동자들이 생산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수익을 공장에 상납하는 방식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구장군과 운산군 일대의 공장을 중심으로 8·3벌이에 나서는 노동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활동이 개인적인 돈벌이를 넘어 공장의 유통망 역할을 직접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8·3벌이는 노동자들이 공장에 적(籍)만 걸어둔 채 실제로는 장사 등 개인적인 경제활동으로 돈을 벌어 매달 일정 금액을 공장에 바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공장에서 정상적인 임금과 배급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사실상의 편법적 관행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8·3벌이 노동자들이 직접 넘겨받아 유통하고, 공장이 책정한 가격에 맞게 돈을 바치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공장의 생산품이 8·3벌이 노동자들을 매개로 유통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지방발전 정책과 맞물려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현실적 조치로 풀이된다. 공식 유통망을 통해서는 국가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낮은 가격에 생산품을 공급해야 하고, 이에 따라 누적되는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공장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소속을 유지하면서 사업 수완에 따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소식통은 “지금은 공장을 멈추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생산품을 팔아 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고, 이에 8·3벌이 방식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생산품 판매에 따른 수익 확보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이런 형태의 8·3벌이에 나서는 일부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결국 물건을 떠안아 팔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런 변칙적 8·3벌이가 확산하고 있는 배경에는 국가의 묵인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단속 대상이었던 방식이 최근에는 공장의 가동과 생산이 우선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사실상 허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런 방식은 국가의 시선을 의식해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눈감아주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이전에는 용납되지 않던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공장 생산이 늘수록 이런 식의 8·3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국가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처럼 사실상 묵인하는 수준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이를 통제하거나 제도화할지에 따라 앞으로 지방경제의 전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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