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아프리카에 뿌리내린 북한 외화벌이 건축사업 현장(2)

북한은 오랫동안 공공 기념비, 동상, 박물관 등 기념 조형물을 해외 건설·수출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여 왔다. 대표적인 조직인 만수대 해외 개발회사는 1980~2010년대에 아프리카·아시아·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 기념비·기념관·예술 건축물을 조성하면서 수익을 창출했으며, 이를 위해 북한 인력과 조형 예술가·건설 인력을 동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러한 활동이 북한 정권의 외화 획득 수단이자 제재 회피 경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대북 경제 제재 결의안 2371(2017)호에서는 만수대해외개발회사와 같은 해외 건축·기념물 건설 조직을 제재 목록에 포함시켰다. 해외 노동자와 조형 프로젝트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유엔 지정 이후에도 만수대해외개발회사 관련 법인·연계 인물은 추가적으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도 등재되어 거래 및 금융 활동이 제한되고 있다.

북한의 해외 기념비나 동상 건설 자체가 유엔 결의문에 “완전히 금지된 특정 항목”으로 직접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제재 회피·수익 송금 관련 활동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이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제재해 왔다. 유엔 전문가 패널 및 각국은 제재 명단을 통해 북한이 기념 조형 프로젝트 등으로 벌어들인 자금이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동으로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사업에 연루된 기업과 개인은 제재 대상에 포함되거나 거래 제한을 받는 상태가 계속된다.

북한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세운 외화벌이 건축물에 대해 1부에서 5개 시설을 살펴봤고, 이어서 2부에서 4개 시설에 대해서 최근 모습과 실상을 조명하고자 한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위성+] 아프리카에 뿌리내린 북한 외화벌이 건설사업 현장(1))

6. 짐바브웨 국립 영웅묘지(좌표: 17°50’6.31″S, 30°59’16.17″E)

짐바브웨 국립 영웅 묘지는 해방전쟁 때부터 국가에 공헌한 인물들에게 영웅 지위를 부여하고 기리기 위해 수도 하라레 외곽에 세운 기념 묘지이자 추모의 장소이다. /사진=구글어스

짐바브웨 국립 영웅 묘지는 수도 하라레 근교에 있는 국가 영웅 묘지이자 전몰자 기념비·추모 공원이다. 1960~1970년대 로디지아 식민 지배에 맞선 제2차 치무렝가 해방 투쟁에서 희생된 이들과, 국가 발전에 공헌한 인물들이 ‘국가 영웅’으로 지정되어 매장·추모되는 장소로 기능한다. 묘지에는 무명용사의 묘, 거대한 동상, 영원한 불꽃, 벽화와 박물관 등이 있으며, 디자인은 두 개의 AK-47 소총이 등지게 놓인 형태로 꾸며졌다. 영웅 지정과 매장은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애국전선과 정부가 주관한다.

이곳은 북한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영웅 묘지 건설 초기에 북한의 건축가 및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설계와 조형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기념비 자체는 평양의 혁명열사릉 디자인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1980년대 초 해방 직후 짐바브웨 정부와 북한 정부 사이의 정치·문화적 연대를 반영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7. 알제리 순교자 기념비(좌표: 36°44’45.72″N, 3° 4’10.72″E)

알제리의 순교자 기념비는 1982년에 건립된 콘크리트 기념탑으로, 알제리 독립전쟁(1954–1962)에서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과 독립투쟁을 기리기 위해 알제르 언덕 위에 세워진 상징적인 독립 기념비다. /사진=구글어스

알제리의 상징인 순교자 기념비는 1982년 알제리 독립 2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건축물이다. 북한의 예술 창작 집단인 만수대창작사가 설계와 시공을 맡아 건설했다. 당시 북한과 알제리는 비동맹 운동의 파트너로서 긴밀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었다. 북한은 대형 기념물 제작 노하우를 활용해 92m 높이의 웅장한 조형물을 완성했다. 세 개의 거대한 종려나무 잎이 서로 맞대어 하늘로 솟구친 독특한 외관은 알제리의 혁명 정신과 독립투쟁을 상징하며 북한 특유의 거대 건축 스타일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 기념비는 북한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전개한 ‘기념비 외교’와 외화벌이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북한은 저렴한 비용과 대규모 인력 동원 능력을 앞세워 세네갈의 ‘아프리카 부흥 기념비’ 등 여러 국가의 상징적 조형물을 제작하며 국제적 영향력을 넓히고자 했다. 알제리 순교자 기념비는 단순한 현지 랜드마크를 넘어, 냉전 시대 북한과 알제리 간의 밀접했던 정치·군사적 유대감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라고 평가된다.

8. 앙골라 아고스티뉴 네토 기념관(좌표: 8°49’25.65″S, 13°13’8.52″E)

앙골라의 초대 대통령이자 독립 영웅인 안토니우 아고스티뉴 네토를 기념하고 유해가 안치된 120m 높이의 기념 묘소·박물관 복합 공간으로, 독립 역사와 문화유산을 전시·교육하는 대규모 추모 공간이다. /사진=구글어스

앙골라 아고스티뉴 네토 기념관은 수도 루안다에 있는 국가적 기념시설이자 묘소이다. 초대 대통령이자 민족 해방운동 지도자였던 안토니우 아고스티뉴 네토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장소이다. 넓이 약 18ha 규모의 부지 안에 위치한 높이 약 120m의 콘크리트 첨탑과 함께 영묘, 박물관, 전시 갤러리, 도서관 및 자료 센터 등 여러 전시·교육 시설이 배치되어 있다. 이 기념관은 네토의 삶과 앙골라의 식민지 지배에서 독립으로 이어진 역사를 보여주며, 국가적 행사 장소로도 활용된다.

기념관은 앙골라 정부가 주도하여 건립된 국가적 프로젝트로, 앙골라 해방 인민 운동(MPLA)과 북한 정부가 협력해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 기념관은 북한 기반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설계·시공한 앙골라 내 주요 기념물 중 하나에 속한다. 이 업체는 조각·건축과 사회주의적 기념물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대형 기념 사업을 진행했다.

9. 보츠와나 세 부족장 기념비(좌표: 24°38’41.61″S, 25°54’26.45″E)

보츠와나의 세 부족장 기념비는 수도 가보로네 중앙 업무지구에 세워진 청동 조각상으로, 1895년 영국으로 가서 보호령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보츠와나의 독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세 부족 지도자(디코시)를 기념하는 상징적인 독립 역사 기념물이다. /사진=구글어스

보츠와나 세 부족장 기념비는 수도 가보로네 중심 업무지구에 세워진 역사적 기념비로, 세 명의 주요 부족장(디코시)을 기념한다. 이 부족장들은 1895년 영국으로 건너가 당시 비츨란란드 보호령의 지위를 브리티시 사우스 아프리카 컴퍼니로부터 분리해 직접 영국 왕실의 보호령으로 재편토록 요청했다. 이로써 보츠와나가 1966년 독립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역사적 역할을 했다. 기념비는 세 동상이 각각 약 5.4m 높이의 청동 조각으로 표현돼 있으며, 주변에는 국가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소개하는 여러 설명판이 설치돼 있다.

기념비는 2005년 9월 29일 공식 건립됐으며, 사회주의 리얼리즘 스타일의 조형을 바탕으로 한 외국 업체의 제작 참여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북한의 조각·건설 회사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지역 언론과 역사학자들은 현지 업체 대신 북한 작업자가 투입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동상 건립은 문화적 자긍심과 동시에 당시 정치·외교적 관계를 반영하는 사례로 평가되기도 한다.

북한 외화벌이 건축사업 최근 동향

유엔은 북한의 외화 확보 수단을 차단하기 위해 기념비·동상·기념물 건축사업을 하는 북한 기관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사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나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과거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북한 조형물·기념물 건설사업을 수행했던 만수대해외개발회사는 2017년 유엔 대북 제재 대상에 올랐고, 여러 나라가 법인 등록을 취소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사례가 확인된다. 알제리는 제재 이후 만수대해외개발회사 관련 등록을 공식적으로 폐지하고 활동이 없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이는 일부 지역에서 실제 사업 축소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에도 북한 예술·건축 기술 인력이 중국을 경유해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짐바브웨,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로 파견돼 동상·기념물 건설에 참여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공식 제재 대상 기관 외에도 명목을 다르게 하거나, 다른 조직을 통해 일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난다. 이런 보고는 제재가 완벽하게 해외 활동을 차단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감시 및 일부 국가의 집행 기능이 약화된 부분을 북한이 제재 회피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보리 전문가 패널 활동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후, 제재의 실효성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실제로 북한이 노골적으로 제재를 위반하거나 우회하는 시도가 일부 계속되고 있는 정황도 보도된다.

요약하면 유엔 제재로 인해 전통적 의미의 북한 해외 기념비·동상 건설사업은 과거보다 많이 축소됐고 일부는 활동을 중단했지만, 완전히 봉쇄하거나 모든 해외 활동을 차단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북한은 제재 회피 전략을 다각화하고 명목을 바꾸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일부 외화벌이 활동을 계속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제재 집행 및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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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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