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占시장③] 복채 2~4배 급등…몸값 치솟는 北 점쟁이들

점집에도 시장 원리 그대로 적용…단속할 사람들까지 점집 찾을 정도로 수요 높으니 상승할 수밖에

2013년 8월 촬영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내 점집들에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복채’가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급증에 복채가 예년에 비해 2~4배가량 오르며 ‘점(占)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 점쟁이들이 점 한 번 봐주고 받는 비용이 2~4배가량 올라 새해 들어 두 달 사이 점쟁이들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특히 점집을 찾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미신 행위를 단속해야 할 이들마저 점집에 드나들고 있어 사실상 단속이 무력화된 것이 복채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본보는 올해 들어 ‘정복쟁이’라 불리는 보위·안전기관 종사자를 비롯해 당·행정기관 간부들, 돈주 등이 점집을 찾는 주요 고객층으로 급부상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점쟁이들은 복채를 올리며 음지에서 예년보다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는 원래도 점을 보고 액막이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기인데 올해는 특히 손님이 많이 몰렸다”며 “소문난 점집들에는 손님이 더 많이 몰리다 보니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돈을 더 주고 먼저 점을 보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손님 중에 당 간부나 단속기관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점쟁이들이 알게 되면서 복채를 더 높게 부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실제 회령시의 경우 예년 500위안 수준이던 복채가 최근에는 최소 1000위안에서 1500위안, 많게는 그 이상으로 급등했다. 그래도 점집들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회령시에 점을 잘 본다고 소문난 점쟁이가 있는데 인기가 상당하다”며 “집으로 초청해 액막이를 진행하려면 큰 비용이 드는데, 돈이나 힘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점쟁이는 지난해 한 주민의 운세를 봐주며 “두 달 안에 장례를 치를 일이 있을 수 있다. 액막이로도 막기 어려우니 각별히 조심하라”고 조언했는데, 실제로 가족 중 한 사람이 사망하면서 이 일이 주변에 소문으로 퍼졌다.

이를 계기로 올해 들어 이 점쟁이를 찾는 주민들이 급증했고, 특히 그에게 액막이와 방토를 요청하는 간부나 돈주가 워낙 많아 하루하루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입소문이 나면 찾는 사람도 많아져 점쟁이들의 몸값이 저절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장사꾼들이 수요가 많으면 값을 올리듯 점쟁이들도 마찬가지”라며 “권력층까지 앞다퉈 점집을 찾다 보니 점쟁이들이 이들을 등에 업은 것처럼 더 비싼 돈을 받으며 점을 봐주거나 액막이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복채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여건이 되는 주민들은 큰돈을 들여 점을 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군의 한 주민은 지난달 중순 소문난 점집을 찾아 점을 보고 액풀이까지 하는데 2000위안을 들였다.

이 주민은 “정월대보름까지 장사를 하지 말고 대보름날에 액풀이를 한 다음에 일을 시작하라”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장사를 멈췄다가 최근에야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연초에 한 해 운세를 보고 월초에는 한 달 운세를 보며 점쟁이가 나쁘다고 하는 달에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면서 “점을 보는 가격이 올라 이번에도 액풀이까지 하는데 2000위안이나 들었지만, 갈수록 살벌한 단속이 이어지니 불안한 마음에 점쟁이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 통제 수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불안감에 미신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이는 점시장을 음지에서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식통은 “올해는 사회 전반적으로 단속과 처벌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말들이 돌고 실제로 그런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며 “앞으로 점집을 찾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점값(복채)도 쉽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 교수 역시 이 같은 현상을 사회적 불확실성과 생존 압박이 커진 결과로 분석했다. 박 교수는 “삶이 불안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점을 통해 길흉화복을 미리 알고 대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특히 간부를 비롯한 이른바 ‘정복쟁이’들의 점집 방문 증가는 최근 북한 당국이 간부들을 지속적으로 통제하고 성과를 강조하는 상황과도 관련이 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교수는 “생존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라며 “북한의 경우 점을 보는 행위를 강하게 탄압하다 보니 오히려 음성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회 문제로 더 크게 비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당국이 단속과 일벌백계를 통해 일시적으로 수요를 억제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수록 용하다고 알려진 점쟁이의 인기와 복채는 오히려 더 올라갈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삶을 과도하게 통제할수록 점집 수요와 복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주민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점집을 찾는 사람도 줄고 점쟁이의 수도 감소하면서 복채 역시 내려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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