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절에 아내 손 잡고 커피숍 찾은 남편들…분위기 ‘화기애애’

여성들의 명절 맞아 새롭게 나타난 이색적인 풍경…색안경 끼고 봤던 주민들도 다녀온 뒤 호평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에 위치한 한 커피숍에 걸려 있는 간판.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올해 3·8 국제부녀절(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남편들이 아내들과 함께 커피숍을 찾는 풍경이 펼쳐졌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3·8절 당일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시내 커피숍에는 하루 종일 부부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1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8일 3·8절에 신의주시 내 여러 커피집에서는 부부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하루 종일 목격됐다”며 “평소 한산했던 커피집들이 이날만큼은 쌍쌍 손님들로 채워지며 북적였다”고 전했다.

북한의 커피숍은 아직 일반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공간이라기보다 비교적 형편이 되는 주민들이나 찾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3·8절 당일 부부 손님들로 커피숍이 붐비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다소 이례적으로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그동안의 3·8절에는 남편들이 아내의 집안일을 대신해 주거나 꽃다발을 준비해 선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남편들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장소로 커피숍을 선택해 아내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에서 여성들의 명절을 챙기는 방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을 통해 여성들의 수고를 치하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명절 분위기가 한층 부각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을 치켜세우는 분위기가 대대적으로 형성되면서 이날을 더 특별하게 보내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식통은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며 아내와 함께 커피집을 찾는 남성들이 많았는데, 신혼부부나 젊은 부부들뿐만 아니라 중년 부부들도 많이 보였다는 점에서 이전에는 없던 이색적인 풍경이라는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신의주시 커피숍들에서는 라떼나 카푸치노, 달달한 마끼야또 등 커피 메뉴와 초콜릿 음료에 더해 커피 맛 과자나 와플 같은 디저트까지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는 부부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평소 때와 달리 이날만큼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 차 커피숍 직원들에게도 다소 낯설지만 흥미로운 일로 받아들여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3·8절에 커피집을 다녀온 주민들은 살기 바쁜데 누가 한가하게 그런 데 가느냐며 색안경을 끼고 보던 곳이 바로 커피집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어 의외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3·8절을 계기로 커피숍이 단순한 음료 판매처를 넘어 주민들의 새로운 휴식 공간, 문화 향유 공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3·8절에 커피집을 찾았던 사람들이 주변에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다음 명절에도 커피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도시 주민들의 일상적 소비 생활과 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Previous article[커져가는 占시장③] 복채 2~4배 급등…몸값 치솟는 北 점쟁이들
Next article숙박 시설에서 마약 거래·투약 장소로 변질된 北 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