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시설에서 마약 거래·투약 장소로 변질된 北 여관

감시와 단속 피해 은밀한 공간인 여관으로 숨어들어…불륜 등 부도덕한 행위의 주 무대 되기도

북한 함경남도 흥남 농촌지역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마약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여관이 은밀한 마약 거래 및 투약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1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에서 여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 주민들 속에서는 이게 마약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여관 이용자 중 상당수가 마약 거래를 하거나 마약을 투약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관은 다른 지역에서 출장이나 여행을 온 사람들을 위한 숙박 시설이지만, 불법적인 행위가 이뤄지는 주된 장소로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마약류 제조·밀매·투약 등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자, 지난 2021년 7월 강도 높은 처벌 수위를 명시한 ‘마약범죄방지법’을 제정했다. 해당 법은 마약을 불법으로 제조하거나 대량으로 밀수·거래한 자에 대해 유기 또는 무기 노동교화형을,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최대 사형을 선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약 단속이 강화될수록 주민들의 마약 행위는 더욱 은밀해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빙두(필로폰)를 수십에서 수백 그램 단위로 거래하는 사람들은 물건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사용해 본 뒤 돈을 내는 경우가 많아 거래에 시간이 걸린다”며 “집에서 하면 단속에 걸릴 위험이 높으니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여관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북한에서 여관을 이용하려면 원칙적으로 공민증(주민등록증)과 여행증명서를 제시해야 하고, 방문 기록도 남게 된다. 그러나 마약 거래 행위를 하는 이들은 여관 직원에게 뇌물을 건네면서 공민증이나 여행증명서 없이, 방문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여관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여관 단속은 수시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단속이 진행되더라도 직원이 문을 잠그고 손님이 없는 것처럼 꾸미면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여관은 마약 거래뿐만 아니라 투약 장소로도 쓰이고 있다. 소식통은 “마약을 하는 주민들은 빙두를 구매한 뒤 여관 직원들에게 돈을 주고 방을 빌려 그곳에서 마약을 한다”면서 “가족에게 마약 사용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여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편, 소식통은 “여관은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며 여관이 불륜이 일어나는 주된 공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달 초 함흥에서는 불륜 관계에 있던 남녀가 여관에서 나오다 가족에게 발각돼 길거리에서 망신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관이 마약 범죄와 불륜 등 각종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가 벌어지는 장소로 변질되고 있는데, 이는 당국이 단속을 강화할수록 주민들은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여관이 마약이나 불륜의 장소로 이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여관 단속도 한층 강화될 테지만, 주민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제3의 장소를 찾아 나설 것”이라며 “단속하려는 국가와 단속을 피하려는 주민 간 숨바꼭질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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